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나 또한 세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키워온 사람으로,피부색이 다르고 신체적으로 왜소한 우리 아이들을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했다. 1970년대만 해도 유학생들 중에 한국계 아이들은 많지 않았다. 학교에 들어가자 미국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이 자신들보다 뛰어난 재능을 보일 때마다 시기를 하곤 했다. 풀이 죽어 돌아온 아이들에게 '원화와 복사판'의 비유를 들어 용기를 줬던 일이 떠오른다. 나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돌아와 어깨가 축 처진 아들에게 "원화와 복사판 그림의 가격 차이는 얼마나 날까"라는 다소 엉뚱해 보이는 질문을 던졌다. "몇 천 배,몇 만 배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원화가 왜 더 가치있고 비쌀까"라고 묻자 아이는 답을 머뭇거리며 답을 못했다. 나는 웃으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원본은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란다. 그러니까 그만큼 비싸고 가치있는 것이지.동양의 소수 민족으로 공부하고 있는 너희들을 미국 아이들이 다르게 보는 게 속상하지.그건 너희들이 수많은 복사판들 속에 있는 '오리지널'이라 그런 거란다. 자기들이 결코 흉내 내거나 비슷해질 수 없는 원화라서 샘을 내는 거지." 그제야 아들은 환하게 웃었다. 미국 비행청소년들과 어울리다 불행한 길로 들어서는 청소년들을 많이 보았다. 이런 일을 줄이려면 부모는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동료 압력',즉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해 느끼게 되는 우월감이나 열등감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도 부정적인 동료 압력에서 오는 열등감과 패배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원본'을 찾게 된다.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