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내년 1분기 하락세 반전 .. 연평균 1020~1040원선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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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115엔대를 돌파하는 등 미국 달러화의 글로벌 강세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3개월여 만에 1050원 선을 넘어섰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수출업체들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이전보다 줄어드는 등 달러화 수급 측면에서도 원·달러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세가 앞으로도 2~5개월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18일 국내 외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경포렉스 긴급 환율전망'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 기조가 최소한 올해 말 또는 내년 초까지 지속,원·달러 환율이 최대 1100원 선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내년 1분기 이후 미국의 기준 금리가 동결되면 미 무역수지 적자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달러화 강세 기조는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환율이 1분기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다 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내년 평균 환율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1020∼1040원 안팎이 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전망치는 일부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미 무역수지 적자와 중국 위안화 추가 절상 등을 이유로 원·달러 환율이 내년 중에는 다소 떨어지리라고 보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기업들이 내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최소 1000원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경영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놨다.
이효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이제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달러화 약세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내년 말까지 국제 환율은 주요국 간 금리차가 최대 결정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춘호 홍콩 심플렉스 한국 대표도 "미국이 고유가 등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인플레 압력과 자산 부문의 거품을 해소하기 위해 연방기금 금리를 내년 1분기 말 연 4.5∼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일본과 유럽의 금리는 당분간 현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이런 금리차에서는 한국 등 이머징 마켓에 유입된 달러-캐리 자금(미국의 금리가 낮아 아시아 등 해외로 유입된 투기성 자금)이 미국으로 회수되는 과정에서 달러화 수요가 증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금리가 적정 수준에 도달해 동결되고 일본과 유럽 금리가 뒤늦게 인상될 경우 달러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갑작스럽게 하락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미국과 다른 국가 간 금리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내년 하반기에는 평균 995원까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컨설팅본부장은 "올해 초 900원대의 환율을 기정 사실화하고 외화를 운용해 왔던 정유사 등 수입업체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라며 "내년에는 환율 변동폭이 올해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어느 해보다 환위험 관리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상춘 전문위원·김동윤 기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