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짜내기'라고 불리는 스퀴즈 전략은 작전을 내는 사람이나 수행하는 사람 모두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한 점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내오는 작전인지라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성공률이 극히 낮다. '초보' 사령탑 선동열 삼성 감독도 스퀴즈 작전이 여간 어렵지 않았던 모양이다. 15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5회 박종호에게 스퀴즈 작전을 냈던 선 감독은 "스퀴즈 타이밍 잡는 게 쉽지 않다. 타자에게 유리한 볼카운트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선 감독은 이날까지 합쳐 올 시즌 총 3번의 스퀴즈 작전을 냈다고 했다.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박종호와 김종훈에게 각각 2번, 한 번씩을 냈다. 하지만 모두 파울볼이 되면서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스퀴즈 실패보다도 더 큰 문제는 박종호의 이탈이었다. 박종호는 이날 번트를 대다 왼손 검지에 실금이 가는 중상을 입는 바람에 나머지 게임 출장이 어려워졌다. 대타로 나선 김재걸이 사고(?)를 저지르면서 도리어 전화위복이 됐으나 박종호가 빠지면서 박진만-박종호의 농익은 키스톤 콤비를 볼 수 없게 됐고 아울러 한국시리즈 내내 내야 수비진의 안정을 걱정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삼성은 지난해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에서 박종호의 이탈로 공수에서 상당한 손해를 입었다. 박종호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했으나 허벅지 근육통이 도지는 바람에 한국시리즈에 제대로 나서지 못했다. 유중일 삼성 수비코치는 "김재걸을 비롯 강명구 박석민 등 내야 요원들이 즐비하지만 수비가 고민 되는 게 사실이다. 아무래도 김재걸이 주전으로 나서줘야 할 것 같다. 체력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매경기가 결승전과 다름없지만 2차전 직전까지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2차전을 삼성이 이길 경우 시리즈가 일찍 끝날 수 있으나 두산이 승리를 낚으면 장기전으로 갈 것으라는 쪽으로 요약됐다. 첫 부상자가 나온 삼성으로서는 시리즈를 일찍 끝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보였다. (대구=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