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빈 검찰총장이 14일 천정배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수용하면서 사직원을 제출함에 따라 `동국대 강정구 교수' 사건이 총장 조기 교체라는 의외의 결과를 초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천 장관을 통해 청와대에 제출되는 김 총장의 사표가 수리될 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지만 전국 검사들의 의견이 투영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반려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김 총장의 사표가 최종 수리되면 청와대는 조만간 인선작업에 착수, 노무현 대통령과 재임 후반기를 함께 할 새 총장을 물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임자 인선은 이번 지휘권 발동으로 촉발된 검찰 조직의 동요를 추스르면서도 검찰의 산적한 현안을 풀어나갈 적임자가 누구인가를 찾는 데 포인트가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후임 총장은 검찰내 고위간부들 사이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후임 총장 후보군에는 현직 중 사법시험(사시) 최고 선배격인 16회 출신 서영제 대구고검장과 임래현 법무연수원장이 맨 앞줄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서영제 고검장은 참여정부 출범 후 첫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굿모닝시티 사기분양 등 주요 사건 처리에 있어서 나름의 지휘능력을 보여준 바 있고, 호남 출신인 임래현 원장은 새로운 수사 분야를 개척하는 데 열성적인 데다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노 대통령과 사시 동기인 17회 출신 고위간부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7회 출신 중에서 이른바 `선두권'으로 검찰 안팎에서 거론되는 인사는 안대희 서울고검장과 정상명 대검 차장, 이종백 서울지검장 등이다. 안대희 고검장은 대검 중수부장으로 재직하던 2003∼2004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을 철저하게 파헤쳐 `국민검사'로 부상했고 정상명 차장은 참여정부 초기에 법무차관직을 맡아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함께 검찰개혁을 이끈 점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종백 검사장은 `검찰의 꽃'인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연임하고 있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나 인천지검장 때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총장 후보군에서 다소 밀려나지 않았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집권 후반기를 함께 할 검찰총수로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는 인사권자인 노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점에서 꼭 현직 중에서 차기 총장이 나올 것으로 장담할 수는 없다. 외부 인사 중에서 총장감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정홍원(사시 14회) 전 법무연수원장과 김성호(사시 16회)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정홍원 전 원장은 검찰 재직시 이철희ㆍ장영자 부부 사기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처리한 특별수사통 검사로 이름을 떨치다 작년 5월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앞두고 후배들을 위해 용퇴했다. 대구지검장으로 있던 작년 1월 부패방지위원회(현 국가청렴위) 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 처장은 검찰 재직 때 대검 중수부 2,3과장과 서울지검 특수 1,2,3부장 등 특별수사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