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집중하라." "삼성전자의 휴대폰,애플의 MP3플레이어,코카콜라 등의 브랜드 파워는 오랜기간 쌓인 기업 정체성(Identity)에서 비롯됐다." 헬무트 판케 독일 BMW그룹 회장은 14일 연세대 상경관에서 가진 강연에서 '한우물 파기 정신'에서 비롯된 기업 정체성이 강력한 브랜드(Strong Brand)를 만들어 낸다고 강조했다. 그는 BMW그룹코리아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13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판케 회장은 "강력한 브랜드는 기업의 정체성에 비롯된다"며 삼성전자의 휴대폰과 애플의 MP3플레이어(iPod),코카콜라 등을 사례로 꼽았다.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휴대폰과 애플의 MP3플레이어를 사고 코카콜라를 즐겨 마시는 것은 이들 기업이 독자적인 정체성에 근거해 브랜드 파워를 쌓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구매 결정은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성에 영향을 받아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판케 회장은 자동차 시장에서 BMW와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강력한 브랜드 구축에 성공한 기업으로 거론했다. 자동차 시장은 성격이 전혀 다른 대중 시장과 프리미엄 시장으로 나뉘는 데 BMW는 프리미엄 시장을,도요타는 대중 시장을 집중공략해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GM과 포드 등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경영난에 빠져든 것은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대중 시장과 프리미엄 시장 양쪽에 발을 담궜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판케 회장은 이에 앞서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공장을 방문하고 여러 모터쇼를 둘러본 결과 현대자동차는 품질에 초점을 맞춘 경영을 하고 있고 다른 메이커들과의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어 대단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호평했다. 미국에 이어 체코 공장을 추진하는 등 대중 시장에서 볼륨을 늘려가는 전략을 잘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이브리드카보다는 수소를 연료로 하는 수소차에 관심이 있다"며 "수소 엔진을 장착한 BMW 7시리즈를 3~4년 안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