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최근 삼성 문제를 중심으로 나타난 이른바 `기업 때리기' 현상과 관련, 사회 전반의 반기업 정서의 확산에 우려를 표명하고 이의 자제를 촉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오후 전경련회관에서 10월 회장단회의를 개최한 뒤 발표문을 통해 "최근 특정 대기업에 대한 비판적인 분위기가 지나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 기업활동의 위축과 세계시장에서의 기업 브랜드 가치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최근 일부 시민단체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타난 `기업 때리기' 현상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경련 회장단은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기업을 비난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가치와 질서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지금은 국민 전체가 합심해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하며 기업이 안심하고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는 기업풍토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회장단은 이와 함께 기업의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인력수급이 단절되지 않도록 신규고용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가급적 채용규모를 확대키로 했다. 전경련이 200대 기업의 고용동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총 고용인원이 작년말에 비해 2만5천명(3.6%) 늘어난 72만 1천명에 달하고 이중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고용인원은 작년보다 5.2% 늘어난 1만3천500명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회장단은 또한 11월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준비에도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키로 하는 한편 고유가 시대를 맞아 산업계 자율의 에너지절약 목표설정 및 생산과정 효율화를 추진키로 했다. 조건호 전경련 부회장은 브리핑을 통해 "기업 경영에 위축이 올 정도로 많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데 그동안 기업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가 미진하지 않았냐며 반기업 정서에 좀 더 대처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장단회의에는 4대 그룹 총수는 모두 불참한 채 강신호 회장을 비롯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 9명의 총수들만 참석, 최근의 위축된 재계 분위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전경련 회장단회의는 상반기에 12-15명의 총수들이 꾸준히 참석하며 활기를 보였으나 옛 안기부 X파일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9월에는 8명의 총수만 참석해 썰렁한 분위기를 보였다. 조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회의에서 (강신호) 회장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 회장단이 많이 모이도록 하자는 의견과 회장단회의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 보자는 의견 등이 나왔다"고 설명, 전경련이 회장단회의 개선방안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경련 회장단은 회의가 끝난 뒤 김진표 교육부총리를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산학협력 사업에서 기업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방안을 논의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