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법인영업부의 'PB(Private Banking) 방식 기관영업'이 금융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단순히 돈을 유치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고객의 특성에 맞는 자금조달 및 운용 컨설팅 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본부장,총괄부장,그리고 팀장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법인영업부가 관리하는 자산은 작년 말 4조8000억원에서 지난 9월 말에는 7조2000억원으로 9개월 만에 50%나 급증했다. 7조2000억원은 은행 전체 수신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같은 성과는 법인영업부가 '기관의 PB'로 발빠르게 변신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법인영업은 누가 많은 자금을 끌어오느냐의 게임이었다. 당연히 인적관계와 금리가 영업의 주 무기였다. 하지만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고착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홍완선 법인영업 본부장은 "은행 간 과도한 금리경쟁과 외국계 기관의 본격적인 진출 등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는 법인영업도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 영역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면서 "고객 수요에 맞는 테일러메이드(tailor-made) 상품을 개발하고 종합자산관리자로서 역할을 수행한 것이 적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하나은행 법인영업부의 자산 구성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정기예금 일변도였지만 이제 7조2000억원 가운데 예금은 2조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펀드 특정금전신탁 파생상품 후순위채 RP 표지어음 등으로 운용된다. 홍완선 부행장보는 "기관 자금도 증권화(化)가 급속히 진전되는 추세여서 종전의 은행 고유 상품으로만으로 외국계 선진 금융기관과 경쟁할 수 없다"면서 "파생금융상품 대안투자상품(AI) 부동산펀드 등으로 운용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