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이 부활하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3년여 만에 600선을 넘어서는 등 상장 벤처기업들이 시장의 재평가를 받고 있고,장외 벤처에 대한 투자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10일 코스닥지수는 13.37포인트(2.26%) 오른 603.85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가 6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02년 8월22일(600.10) 이후 약 3년2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는 올초 390.40에서 출발,상승폭이 무려 54.7%에 달했다.


또 올 들어 코스닥 업체들이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1조4482억원을 기록,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1조2576억원)를 넘어섰다.


해외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사채 발행 규모도 작년 한 해 동안 2919억원에 그쳤으나 금년 들어선 6570억원에 달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닥 벤처기업에 대해 재평가를 하고 있다"며 "비즈니스모델이 확고한 우량 기업이 많아지면서 주가도 예전의 가치를 찾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작년까지 위축됐던 기업공개도 활성화하고 있다.


코스닥 신규 상장업체 수는 2002년 153개에서 지난해 52개사로 뚝 떨어졌지만 올해는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이달 말까지 58개 업체가 공모를 끝마칠 예정이어서 올해 공모기업 수는 70개사를 웃돌 전망이다.


코스닥시장이 급등하면서 장외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바이오분야를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넥서스투자 관계자는 "황우석 박사 신드롬으로 바이오 관련 주식들이 증시에서 주목받으면서 이 분야 벤처 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3400억원에 달하는 국민연금펀드 모태펀드 한국IT펀드(KIF) 등 벤처투자 3대 펀드가 올해 말부터 집중적으로 투자에 나서게 되면 분위기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6월 KTB네트워크 동양창투 동원창투 등 6개의 운용 창투사를 선정한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창투사들이 펀드 결성을 끝냄에 따라 본격적인 자금 집행에 나선다.


국민연금이 이번에 벤처 투자에 쏟아붓는 자금의 총 규모는 1500억원이다.


한국IT펀드도 지난 7월 말 업무 집행 조합원 6곳을 선정하고 940억원을 단계적으로 출자할 예정이다.


모태펀드도 11개 창투사에 대해 930억원의 출자계획을 이미 확정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증시 침체로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고사 위기에 놓였던 창투사들이 증시가 살아나면서 다시 숨통이 트이고 있다"며 "특히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는 3대 펀드의 투자금이 유입되는 등 벤처 투자가 다시 전성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임상택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