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가 연일 비상하고 있다.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 데다 고령화 사회 진전에 따라 미래 유망 산업으로 꼽히면서 개인과 기관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다른 내수 우량주에 비해 아직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제약주의 비상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여기에다 조류독감 확산 우려라는 재료까지 가세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10일 거래소시장에서 의약품업종 지수는 159.18(5.17%) 오른 3236.05로 마감하며 전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동화약품 녹십자 동신제약 등이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대형 제약주 중에서도 동아제약이 2.06%,유한양행이 2.14%,LG생명과학이 3.48%,종근당이 1.15%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고려제약 등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속출했다.


증권사들은 현재 거래소 의약품업종의 PER(2005년 예상 실적 기준)가 17∼18배 수준으로 시장 평균 10∼11배에 비해 높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유 있는 상승


올 들어 거래소 의약품업종 지수의 상승률은 97.26%로 전체 업종 지수 가운데 가장 높다.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37.31%의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주요 제약사들의 실적이 뒷받침하는 데다 고령화 사회에 앞서 진입한 미국과 일본 등도 제약주 대폭발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제약주 재평가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배기달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약주 재평가가 지속되고 있지만 해외 제약주 및 국내 내수주 등과 비교할 때 아직 주가에 부담을 느낄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빠른 고령화 속도 및 제너릭(개량 신약) 분야에서의 위상 강화,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에 따른 효과 등으로 제약업종에 대한 본격적인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최근 주가 상승에 성급히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제약사들의 실적도 호조세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제약사의 매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지난 8월 중 건강보험 급여 청구액은 1조491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1%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 청구액도 지난 2003년 1분기에는 3조6507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 2분기에는 4조6581억원으로 급증,제약산업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는 '과열' 우려도


임진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는 유망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과열이라는 느낌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조류독감을 테마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현재 국내에서는 조류독감을 치유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치료제 및 백신 생산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고 있는 국내 업체는 거의 없다"며 제약주의 과열을 경계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제너릭 등 전문 의약품과 일반 의약품 부문에서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거나 유망 신약 발매를 앞둔 제약사에 주목하라고 입을 모았다.


종근당 한미약품 경동제약 동아제약 유한양행 녹십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