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오펜하이머 펀드가 코스닥 최대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펜하이머는 지난 7월 중순 다날의 지분을 늘리기 시작한 이후 코스닥시장에서만 무려 1000억여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를 통해 순식간에 11개 기업의 2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이 중 휴맥스 등 일부는 최대주주 지분율에 임박할 정도다.


◆코스닥 외국계 순매수 절반 차지


지난 7월 중순 이후 오펜하이머는 24차례의 지분변동 공시를 했다.


전부 지분 확대 공시다.


순매수 규모는 1009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투신권과 외국계펀드를 통틀어 가장 많은 규모다.


같은 기간 외국계 전체 순매수 규모가 1900억원 선인 점에 비춰보면 오펜하이머 혼자 절반 이상을 사들인 셈이다.


종목별로는 엠텍비젼의 지분을 14.77%까지 끌어올렸으며 휴맥스는 10.09%,이모션은 17.79%까지 각각 늘렸다.


불과 2개월여 만에 이들 회사의 2대주주로 급부상했다.


오펜하이머는 이들 종목 외에도 다날 화인텍 모빌리언스 에이블씨엔씨 더존디지털웨어 예당 블루코드 등 총 11개 기업의 2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모빌리언스와 휴맥스 안철수연구소 등은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제외)와의 지분 차이가 2% 이하에 불과하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경영권을 노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의 투자패턴으로 비춰볼 때 중장기 투자차익을 겨냥하고 있다는 풀이다.


휴맥스 관계자는 "최대주주 지분율과 큰 차이는 없지만 순수 투자목적이라는 게 내부판단"이라며 "다른 코스닥 기업의 지분도 사들이고 있지만 대부분 비슷하게 생각하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빛 보는 저점 매수


오펜하이머는 대부분 투자종목에서 큰 폭의 수익을 내고 있다.


특히 주가가 하락세에 있는 종목에 과감히 투자,반등에 따른 차익을 누리고 있다.


에이블씨엔씨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이후 7월 말까지 주가가 63%가 폭락했고 향후 모멘텀도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들었었다.


하지만 오펜하이머는 8월 초부터 4차례에 걸쳐 7.68%나 사들였고 이후 주가는 35% 반등했다.


모빌리언스와 엠텍비젼 등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동안 꾸준히 매집에 나섰고 이후 해당종목은 급등세로 돌아섰다.


이 밖에 안철수연구소 이모션 다날 텔레칩스 등도 오펜하이머가 손을 대는 시점부터 강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