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과 야크를 주로 기르는 유목민의 생활은 어떤 것일까. 칭하이성 위수에서 주인의 허락을 얻어 텐트 속을 들여다봤다. 장족(藏族·티베트인)인 주인은 동행한 통역이나 안내원과도 말이 통하지 않아 설명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한눈에 봐도 생활의 곤궁함이 역력했다. 냇물 주위에 쳐놓은 텐트 크기는 4평 남짓.검은 색 천으로 4각형의 텐트를 만든 뒤 앞쪽에 문을 내고 입구에는 난로를 놓았다. 난로 위에는 주전자와 조리기구가 올려져 있고 천막 위로 연통을 달아냈는 데도 실내에는 연기가 자욱하다. 천막 내부 양편에는 두 개의 간이 침대와 의자가 놓여져 있고 그 위에는 침구와 옷가지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음식재료며 담요,양탄자 같은 가재도구들을 모두 한 공간에 둬야 하기 때문에 천막 안은 어수선하다. 또 하나의 침대 위에는 아직 젖도 떼지 않은 어린애가 혼자서 놀고 있다. 이 집의 아이는 모두 셋으로 큰딸은 6~7살,작은딸은 4살쯤 돼 보인다. 큰딸에게 사탕과 과자를 건네주자 얼른 엄마에게 달려가 과자의 반을 주고는 동생들과 나눠 먹는 모습이 제법 의젓하다. 입성은 남루하고 얼굴에는 땟국물이 흘러도 가족의 정은 도시인들보다 훨씬 두터운 것 같다. 늘 함께 붙어 살기 때문이다. 천진한 저들의 눈망울에 슬픔이 깃들지 않기를! 텐트 밖에는 두 마리의 개가 지키고 있다. 한 마리는 사납기로 유명한 티베트 개지만 주인에게 만큼은 양보다 더 순하다고 안내원은 귀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