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5:51
수정2006.04.03 05:52
10일 부산 해운대 동백섬. 이곳에 들어서자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차 정상회의가 열릴 '누리마루 APEC하우스'가 멋진 모습을 드러냈다. 산책로 등 주변 마무리 단장이 한창이다. 해운대 앞 바다와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인 광안대교 등 주위의 풍경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이 하우스는 APEC이 끝나면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자 도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다음 달 12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APEC이 부산을 바꾸고 있다. 부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셈이다.
이경훈 부산시 APEC 준비단장은 "APEC은 6700억원 이상의 생산 및 부가가치와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특히 이번 행사는 부산의 도시브랜드가 '세계도시 부산'으로 재탄생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누리마루 APEC하우스는 부산의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일 상징이다.
천혜의 관광지인 해운대와 인근 관광벨트와 맞물린 누리마루 APEC하우스는 도심의 모습을 바꿨다. 이곳은 그동안 군부대와 연구소 때문에 접근이 힘들었으나 APEC을 계기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시민의 휴식 공간인 공원도 대폭 늘었다.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내려다보이는 해운대구 센텀시티 서쪽에 3만평 규모의 APEC테마공원이 들어섰다. 이 덕분에 센텀시티 내 대형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부산 최고의 주거지로 급부상했다. 남구 대연동 UN기념공원 일대에도 UN평화공원(2만평)이 조성돼 시민의 휴식문화공간은 물론 관광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시ㆍ컨벤션산업도 도약을 준비 중이다. APEC 1차 정상회의장으로 사용되는 벡스코는 100억원을 들여 대형 유리창에 방탄 필름을 부착하고 컨벤션룸의 내부 시설을 고급화하는 등 세계적인 전시장으로 우뚝 섰다.
정해수 벡스코 사장은 "APEC을 연 도시는 최고의 시설을 갖춘 데다 신뢰있는 도시로 평가받아 해외마케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산업도 달라졌다. 21개국 정상을 비롯한 6000여명의 손님이 APEC 기간에 부산을 방문한다. 이 기간 호텔 예약은 이미 끝났다. 부산의 매력적인 야경을 만끽할 수 있는 야간시티투어도 생겼고,크루즈선 3척이 부산항 내를 운항하는 해양관광시대가 열렸다.
주수현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APEC 행사 이후에도 높아진 도시브랜드를 활용하는 다양한 전략을 마련해 부산을 환태평양 중심 도시로 도약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