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지하철에 대한 테러 경계령이 발령된뒤 워싱턴 기념탑 일대에 소개령이 내려지고 맨해튼 펜 스테이션이 한때 패쇄되는 등 미 정치ㆍ경제의 중심부인 워싱턴 DC와 뉴욕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욕시 지하철에 대한 테러 경계령은 다음달 뉴욕시장 선거를 앞둔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과잉 대응한 것이라는 논란이 가열되고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를 가중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를 상징하는 대형 건축물 중 하나인 워싱턴 기념탑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위협전화가 걸려와 경찰이 현장에 긴급 출동, 소개령을 내리면서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폭약 탐지견들을 급파, 워싱턴 기념탑 주변의 콘스티튜션 거리와 인디펜던스 거리에 이르는 2개 블록을 폐쇄하고 폭탄 매설 여부 등을 정밀 조사했으나 이렇다할 테러 위협물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기념탑은 1800년대에 건축돼 1885년 2월 21일 헌정된 것으로 높이가 169m나 되는 조형물이다. 이 기념탑은 총 7개월에 걸쳐 1천500만달러를 투입, 차량 진입 차단물과 새 조명시설 등 보안공사를 마친 뒤 올 봄 다시 문을 열었다. 앞서 뉴욕시와 워싱턴, 보스턴 등 주요 도시를 열차로 연결하는 미국 동부 철도 교통의 요충지인 맨해튼 펜 스테이션에서도 이날 오전 의심스러운 액체 용기가 발견돼 역사 운영이 1시간 정도 차질을 빚었다. 경찰은 펜 역 암트랙 티켓 판매대 인근에서 초록색 액체가 들어있는 음료수 병 을 발견, 방재복으로 무장한 전문요원과 폭발물 탐지견을 동원해 정밀 조사한 결과 테러와는 무관한 것을 확인했다. 레이몬드 켈리 뉴욕시 경찰청장은 "누군가의 장난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토안보부 관리에 이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도 뉴욕시 지하철 테러 위협 정보의 신뢰성이 의심스럽다고 말해 블룸버그 시장의 조치가 과잉대응이 아니냐는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블룸버그 시장이 전날 저녁 `테러위협에 대처해야 한다'는 이유로 맨해튼 할렘의 아폴로 극장에서 열린 민주당 페르난도 페러 후보 등과의 시장후보 공개 토론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시장은 런던과 마드리드의 테러 참사를 상기시킨뒤 "시장으로서 시민의 생명을 보호할 책임을 지고 있다"면서 "올바른 결정이었고, 똑같은 결정을 내리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도 테러위협을 공표하는 것은 뉴욕시의 권한이라고 말하고 `뉴욕시가 과잉대응하는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들은 우리가 제공한 정보를 받았고,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P 통신은 테러 공격을 위해 뉴욕으로 이동할 예정이던 세번째 용의자가 이라크에서 체포됐다고 보도하고 연방정부 관리를 인용, 테러 음모에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라크 등 다양한 국적의 12명 이상이 관여돼 있다는 진술이 확보됐다고 전했다. 용의자들은 시리아를 거쳐 뉴욕으로 이동, 테러를 위해 확인되지 않은 수의 공작원들과 접선할 예정이었으며, 용의자 한명은 이미 미국에 들어와 있을 수도 있다고 이 관리는 덧붙였다. (뉴욕ㆍ워싱턴=연합뉴스)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