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한 이익을 놓고 처절하게 싸우는 레드오션에서는 쓸데없이 기술과시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 '30m 방수''50m 방수''100m 방수''150m 방수' 식으로 쓸모 없는 기술 경쟁의 함정에 빠져든 시계산업이 자주 거론된다. 많은 업체들이 방수 기술 경쟁을 벌일 때 스와치는 패션시계를 내놓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성공했다. 첨단산업으로 알려진 휴대폰에서도 방수시계에 비견되는 불필요한 레드오션식 기술과시 경쟁이 최근까지 재현됐다. 대표적인 것이 휴대폰에 내장된 카메라 화소수 경쟁이다. 한 손으로 들기에 버거울 정도로 커져 휴대폰이라고 부르기조차 무색해진 제품들이 시장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500만화소폰''700만화소폰'식으로 쏟아져 나온 시기가 있었다. 이런 혼탁한 경쟁의 상황 속에서 팬택계열은 일찍부터 단순한 화소수 경쟁을 지양하는 대신 '스마트폰'과 '지그비폰'을 앞세워 휴대폰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 창출에 나섰다. 팬택계열이 이렇게 방향을 잡은 것은 카메라폰의 화소수를 늘리는 것이 궁극적으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팬택계열은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폰 스마트폰 지그비폰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소비자들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을 택했다. 팬택계열이 지난 7월 선보인 국내 최초 윈도 운영체계(OS) 탑재 스마트폰 'PH-S8000T'와 세계 최초 지그비 솔루션 탑재 휴대폰은 블루오션을 창출한 대표적 사례로 꼽을 만하다. 팬택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 운영체제를 탑재해 휴대폰과 PC를 융합한 스마트폰을 내놨다. 이 휴대폰은 PC와 동일한 사용환경을 제공하는 멀티미디어폰으로 팬택계열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인 MS,인텔과 제휴해 개발한 혁신적인 제품이다. 이에 앞서 팬택계열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지그비 솔루션을 휴대폰에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홈네트워크를 원격조정할 수 있고 위치기반 서비스(LBS)를 이용할 수 있다. 휴대폰으로 거실 전원을 켜거나 온도 습도 등을 조절할 수도 있다. 침입 탐지 솔루션을 조정하는 미래형 유비쿼터스폰도 만들 수 있다. 팬택계열은 휴대폰 블루오션을 창출하기 위해 선행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중앙연구소에 선행연구팀을 두고 지그비 등 유비쿼터스 기술과 4세대 통신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디자인본부에도 선행디자인팀을 두고 새로운 디자인을 통한 가치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팬택계열 관계자는 "팬택계열은 국내외 30개국 시장에서 고가시장과 실용시장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휴대폰 선도기업"이라며 "새로운 개념의 휴대폰을 집중적으로 내놓아 '글로벌 톱5'로 이른 시일 내에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