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창출해 경쟁 없이 푸른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 블루오션이라면 엔씨소프트는 가장 전형적인 블루오션 성공 사례 기업이다. 엔씨소프트는 1997년 김택진 대표가 아래아 한글,아미넷(현 신비로) 등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이름을 날리던 때 창립한 기업용 솔루션(SI) 회사였다. 당시 김 대표는 인터넷 세상이 가진 가능성에 대해 도전해 보기로 하고 온라인게임 '리니지'로 처음 게임사업에 뛰어들었다. 인터넷 보급도 활발하지 않았고 게임에 관한 인식도 별로 없던 상황이어서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다. 1998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는 당시 게임들이 텍스트 중심이거나 PC통신을 기반으로 했던 것과 달리 인터넷 기반의 2D 그래픽 온라인게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같은 시기 PC방이 대학가를 주변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고 엔씨소프트는 적극적으로 PC방을 찾아가는 'PC방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게임 이용자들은 온라인게임을 인터넷 놀이문화의 총아로 인식하고 여가생활의 하나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리니지의 동시접속자수는 1998년 말 1000명에서 1999년 1만명,2000년 10만명으로 급증했다. 온라인게임 최초로 동시접속자수 10만명 시대가 열렸다. 엔씨소프트는 2000년 7월 대만에서 리니지 첫 해외 서비스를 시작,한국 온라인게임의 해외 수출 물꼬를 트는 역할도 했다. 올해로 서비스 7년차인 '리니지'는 국내 동시접속자 13만명 이상,월 유효 회원 200만명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가 개척했던 국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은 이제는 수많은 경쟁자들이 몰려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엔씨소프트 역시 이제까지의 MMORPG에 '올인'했던 사업 전략을 과감히 수정,캐주얼게임 개발과 해외 시장 진출로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미국 중국 일본 대만에 이어 2004년에는 태국과 영국에 지사를 설립,동남아시아 및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세계시장에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지기 시작한 것.지난 4월 북미와 유럽에서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 '길드워(Guild Wars)'는 2주 만에 30만개 이상의 패키지가 팔리는 등 미국과 유럽지역 사용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100만장을 돌파하며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시티 오브 히어로도 지난 2분기 기준 37만장을 돌파했다. 새로운 블루오션 공략을 위해 게임도 다양화하고 장르도 차별화하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10월 중 공식 오픈을 앞두고 있는 캐주얼게임 포털 'PlayNC'는 '캐주얼과 미들코어의 융합'으로 콘텐츠를 구성해 기존 보드 게임 위주의 게임포털과 차별화를 꾀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수년간 쌓아온 온라인게임 운영 및 개발 능력을 더욱 발전시켜 콘솔게임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게임회사로 성장하겠다"고 자신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