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삼성전기는 고민에 빠졌다. TV 휴대폰에 들어가는 아날로그 부품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에 봉착한 것.디지털 부품도 함께 생산하고 있었으나 부품업체의 특성상 수익성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 경쟁력을 위해선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채택한 것이 'TDC(기술선도기업;Technology Driven Company)'로의 사업구조 개편이었다. TDC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아날로그 부품 사업을 정리하고 대신 디지털 제품에 쓰이는 첨단 부품으로 회사 구조를 개편하자는 것.삼성전기는 이를 위해 3대 전략기술과 8대 제품을 선정했다. 중점적으로 투자할 분야로 △기판과 칩부품 중심의 소재기술 △디지털튜너 네트워크 모듈 모바일RF 등의 무선고주파(RF)기술 △카메라모듈 광반도체(LED) 광모듈기술을 선정한 것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아날로그 제품 정리 작업도 동시에 추진했다. 2002∼2003년에 전해콘덴서 미니프린터 등 11개 품목(매출규모 2100억원) 생산을 중단했고 지난해에는 FDD 드럼 등 4개 품목(매출규모 3800억원)을 추가로 정리했다.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해외법인에도 '메스'를 가했다. 중국 톈진 고신법인의 편향코일 고압변선기 사업부를 매각한 데 이어 태국법인의 편향코일 사업부문 등도 팔았다. 이 결과 삼성전기는 지난 6월부터 흑자전환을 이루며 올 3분기에 5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업 구조 개편과 함께 사내 혁신활동도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3년 만든 '거북선 센터'다. 거북선센터는 '쇠는 물에 가라앉는다'는 선입견을 깬 거북선처럼 발상의 전환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조직.프로젝트 진행 과정 중에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결과는 중간 결재 과정 없이 바로 최고경영자(CEO)에게 보고되는 것도 이 팀의 특징.거북선 센터 운영성과는 대단했다. 휴대폰의 진동 세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모터,기존 제품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를 4배 향상시킨 반도체용 기판 등이 이 센터에서 개발됐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다양한 혁신 활동과 함께 올해부터 블루오션 전략을 경영에 접목하기 위한 사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블루오션의 개념을 상품기획 및 신제품 개발,경영전략 수립 등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