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2.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포스트시즌무대 입성이 무산된 가운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기선을 제압하는 첫 승을 올렸다. 박찬호는 5일(이하 한국시간) 발표된 샌디에이고의 디비전시리즈 엔트리 25명 중 투수 10명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로써 LA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 96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고도 다저스가 3연패로 탈락하면서 등판하지 못했던 박찬호는 또 한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데 실패했다. 대신 1차전 선발인 제이크 피비와 2차전 선발 페드로 아스타시오, 3차전 선발 우디 윌리엄스, 마무리 트레버 호프만 등이 투수진에 포함됐다. 박찬호는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2일 다저스전에서 6⅓이닝 동안 6안타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지만 브루스 보치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른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에이스 크리스 카펜터와 강타선을 앞세워 샌디에이고에 8-5 승리를 거둬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정규시즌 21승에 빛나는 카펜터는 세인트루이스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3안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우고 승리투수가 됐다. 세인트루이스는 1회말 짐 에드먼즈의 1점홈런으로 기선을 잡은 뒤 4-0으로 점수를 벌린 5회 레지 샌더스의 통쾌한 만루홈런으로 승부를 갈랐다. 샌디에이고는 8회 2점, 9회 3점을 뽑으며 뒤늦은 추격에 나섰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는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나란히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양키스는 LA 에인절스와의 1차전에서 5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선발투수 마크 무시나와 3타점 적시타를 날린 로빈슨 카노의 활약에 힘입어 4-2로 이겼다. 양키스는 1회초 2사 후 제이슨 지암비, 개리 셰필드, 마쓰이 히데키의 연속 안타로 만든 만루에서 카노가 주자일소 2루타를 날려 기선을 제압했다. 양키스는 여세를 몰아 2회에도 2사 1, 2루에서 지암비의 2루타로 1점을 보태 4-0으로 달아났다. 에인절스는 7회 1사후 벤지 몰리나가 무시나-알 라이터에 이어 등판한 태년 스터츠에게 솔로홈런을 뽑아 1점을 만회했다. 에인절스는 9회말 1사 2루에서는 대런 어스태드가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로부터 적시타를 날려 4-2까지 따라붙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인 에인절스 선발투수 바톨로 콜론은 7이닝을 소화했으나 초반에 뭇매로 4실점, 패전의 멍에를 썼다. 화이트삭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1차전에서 7⅔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8피안타 2실점으로 선방한 쿠바 출신 선발 호세 콘트레라스의 역투와 폭죽처럼 터진 5개의 홈런을 앞세워 14-2로 대승했다. A.J.피어진스키는 1회 스리런포와 8회 쐐기 솔로포를 날리며 펄펄 날았고 폴 코너코(솔로) 후안 우리베(투런) 스캇 푸세드닉(스리런) 등도 힘을 보탰다. 화이트삭스는 11안타 중 5홈런으로 10점을 뽑아내며 보스턴 마운드를 유린했다. 이로써 화이트삭스는 지난 1959년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11-0으로 대승한 이후 46년 만에 홈구장에서 포스트시즌 첫 승의 감격을 누렸고 1917년 이후 88년만에 월드시리즈 제패를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화이트삭스는 1959년 이후 홈구장에서 벌어진 9번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모두 졌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