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자국의 시적 여운‥ 이강소 화백, 노화랑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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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여운을 주는 그림.벼락치듯 휘몰아친 붓자국은 어떤 형상을 보여주지만 그 이미지는 보일듯 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시적인 풍경일 뿐이다.
서양화가 이강소 화백(62)은 추상과 구상,미니멀리즘과 추상표현주의를 융합시키면서도 시적이고 자연에 근거한 동양미술 전통의 맥을 지닌 독특한 작업을 보여 온 중견작가다.
5일부터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갖는 개인전에서 작가는 이전보다 화면이 간결하면서도 운필이 단호한 '샹그리라'연작을 내놓는다.
그는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도쿄와 뉴욕 런던 파리 등 국내외에서 60여회에 달하는 개인전을 가졌다.
올초 뉴욕에 있는 화이트박스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에는 첫날 300여명의 미술 관계자들이 참석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이 화백은 먼저 넓은 붓으로 물감을 전체 화면에 바르고 마르지 않은 화면에 물감을 거칠게 휩쓸기도 하고 드리핑을 하기도 한다.
역동적인 획들과 지우고 겹쳐 그린 캔버스 속의 풍경에서 격렬한 획들은 시적이고 함축적이다.
구상적인 요소는 한 구석에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는 오리나 사슴,배,집과 같은 것들 뿐이다.
이것들은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완성된 풍경이 아니라 풍경의 암시에 불과하다.
작가는 "이미지란 확실한 것이 아니라 부유하고 변화무쌍한 것"이라며 "관객은 무한한 상상을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이미지들을 즐기면 된다"고 말한다.
"이강소의 풍경은 언제나 현실 저 너머의 세계를 지향한다"고 미술평론가 오광수씨는 설명한다.
15일까지.(02)732-3558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