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반(反) 개혁적이고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미국 이외의 나라는 존경할 줄 모르는 인물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거짓말쟁이."


홍콩 총독과 유럽연합(EU) 대외담당 집행위원을 지낸 크리스 패튼(60)은 최근 펴낸 회고록 '별볼일 없는 외교관'(Not Quite the Diplomat)에서 각국 지도자를 일일이 거론하며 신랄하게 비평했다.


패튼은 먼저 미국의 이른바 '네오콘' 세력의 대표 인물로 체니 부통령을 지목하고,"그는(체니부통령) 공격적인 민족주의자요 음모론자며 (이스라엘) 리쿠드당 워싱턴 지부의 후원자"라고 힐난했다.


또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정책을 '서부시대 총잡이'시절로 되돌려놨지만 면전에서는 비교적 경우 바른 성품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패튼은 미국의 네오콘을 혹평하는 동시에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던 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에 대해서도 좋지 않은 감정을 드러냈다.


패튼은 "(시라크가) EU 체제 내에서 과거 프랑스의 '황금기'를 부활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요구되는 정책(개혁 정책)을 그가 계속 무시한다면 프랑스는 스스로의 역량보다 못한 역할을 하는 데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총리 시절 자신의 면전에서 그로즈니에서 발생한 학살사건이 체첸 반군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면서 "그런 자리에서 그와 같은 거짓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비난했다.


패튼은 북한 방문을 회상하면서 "김정일 위원장과 크리스마스 호두처럼 심술이 흐르는 '늙은이'들과 연회를 가졌는데 밖에서 주민들이 굶주리는 가운데 브뤼셀에서 맛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좋은 포도주를 마셨다"며 특이한 경험이었다고 소개했다.


정용성 기자 h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