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권 로펌 채용확대 '잰걸음'‥중국 진출ㆍ법률시장 개방 대비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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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태평양 화우 등 로펌업계 2위 그룹들이 예년과 달리 새내기 변호사 리크루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3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들이 채용 변호사 수를 대폭 늘리는 한편 우수 인재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이는 로펌들이 중국 법률시장 진출과 오는 2007년으로 예정된 법률시장 개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이 같은 새내기 변호사 채용 바람이 중소형 로펌으로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작년보다 100% 늘린 곳도
세종과 태평양 화우 등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로펌업계 1위인 김&장이 놀랄 정도다.
이들은 내년에 사법연수원을 졸업하는 연수원 35기생과 연수원을 수료한 법무관 출신 중에서 이미 작년에 채용한 인원 이상으로 새내기 변호사를 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 변호사 채용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로펌은 태평양이다.
지난해 8명의 새내기 변호사들을 영입했던 태평양은 올해는 작년보다 거의 배가 늘어난 15명의 변호사들을 새 식구로 맞이할 계획이다.
태평양은 이미 11명의 새내기 변호사들을 선발한 상태다.
태평양의 리크루팅 담당 변호사는 "로펌 가운데 가장 먼저 개설한 중국 법률사무소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법률시장 개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은 작년 채용 수준인 12명보다 많은 15명을 확보했다.
앞으로 3명의 신임 변호사들을 더 영입할 방침이다.
화우는 현재까지 작년 선발 인원인 10명의 채용을 확정했고 5명의 인원을 더 뽑기로 했다.
광장도 작년보다 2명가량 많은 10명 선으로 채용 수준을 결정했다.
◆면접위원 만장일치로 선발
대형 로펌들의 리크루팅 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펌의 변호사 채용도 서류전형과 여러 차례에 걸친 면접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여느 기업 리크루팅과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채용 여부가 최종적으로 가려지는 면접과정에는 로펌들 특유의 개성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옛 신라의 화백제도에서나 볼 수 있었던 만장일치제가 대부분 로펌의 면접에서 적용되는 것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다.
면접위원들인 파트너급 변호사들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채용할 수 없다는 거부권을 행사하면 해당 변호사는 불합격 처리된다.
태평양 화우 세종 등을 비롯 대부분의 대형 로펌들이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색적인 면접도 있다.
로펌에 채용될 신입 변호사들의 가족까지 면접하는 방식이다.
채용하려는 변호사의 가족들에게 로펌의 장점을 적극 알려 해당 변호사를 법원이나 검찰를 비롯해 다른 로펌에 빼앗기지 않고 자기 식구로 만드는 데는 가족 면접이 가장 제격이기 때문이다.
광장과 태평양의 소속 변호사가 되려면 이 같은 가족면접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또 광장과 태평양은 문화행사를 함께 관람하거나 식사를 하는 면접도 병행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변호사로서의 자질을 탐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율촌은 연수원 교수로 일하고 있는 소속 변호사들이 연수원생들 가운데 인재를 먼저 선별해 사전추천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화우는 사전추천보다는 대부분 공개채용 방식으로 신규 변호사를 선발한다.
◆중국어 잘하면 채용 0순위
중국어에 능통한 변호사는 각 로펌의 리크루팅 0순위다.
올 들어 로펌들의 중국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어 중국어가 가능한 새내기 변호사는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다.
또한 로펌들은 공학 박사나 경찰대 출신 등 이색경력자들에게 연수원 성적에 관계 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세종 관계자는 "연수원 성적이 일정 이상이 되는 사람 중에서 자기만의 경쟁력을 가진 연수원생들이 우선 채용 대상"이라고 말했다.
정인설·유승호·김현예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