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훈동 갤러리아트사이드에서 스물아홉 번째 개인전을 갖고 있는 한정희씨는 스웨덴과 미국에서 활동해온 작가다. 이번 초대전에는 평면에 나무 조가비 등의 오브제를 결합시켜 서사적인 풍경을 연출한 작품 30여점을 출품했다. 갤러리 1층에 펼쳐진 대형 설치작 '무제'는 추상표현주의의 회화를 연상시키는 평면에 나무나 면화,곡식,조가비,돌 등의 오브제를 접합시켜 고유한 내러티브를 펼쳐낸다. 캔버스에 거침없이 굵게 붓질한 잿빛 선들은 서예의 획을 연상시킨다. 우주의 질서를 추상적인 선으로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나뭇잎,게 껍데기,나무,모래,새알 껍데기,조가비 등 자연에서 얻은 오브제를 연결시킨다. 한씨는 평면과 오브제의 결합을 통해 우리의 삶이나 자연물의 생명 모두 우연하면서도 오묘한 인과의 대질서 아래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평면과 오브제는 밧줄로 연결되는데,밧줄은 그의 작품 속에서 '인연의 끈'이라는 은유(메타포)로 변용된다. 11일까지. (02)725-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