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법인세율 인상방안에 대해 분명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정세균 원내대표는 30일 "여야 합의로 이뤄진 세금정책을 충분히 실행하지도 않은 채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냉탕 온탕을 오가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법인세 인하 반대론자이고 올해 초 법인세율을 2% 내린 데 따른 경제적 효과에 의문을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 부대표도 "법인세율 인상은 당내에서 전혀 논의된 적이 없고 일부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며 '여당이 법인세율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일부의 추측을 부인했다. 그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재정운영의 건전성 측면에서는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한마디로 현실성이 없는 정책"이라며 "법인세율을 내린 지 1년 만에,그것도 야당에서 감세법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세율인상을 추진한다는 게 설득력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세수부족 때문이라면 차라리 국채 발행 규모를 늘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법인세 인상설 진원은 법인세율 인상논란은 열린우리당 이상민 제3정책조정위원장이 한 언론매체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법인세율 인상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이 의원은 "올초 법인세와 소득세를 내렸지만 경기활성화 효과가 거의 없었던만큼 이를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세수부족을 메울 필요가 있다"며 "추후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수 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원 확보가 필요하고 조세의 소득재분배를 감안한다면 간접세보다는 직접세,특히 법인세 인상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은 지난달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법인세율을 1년 만에 다시 올리는 데는 신중해야 하지만,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해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박 차관은 "최근 세수 부족의 1차적인 원인은 성장부진이므로 우선 성장을 정상적인 궤도로 복원시킨 뒤 세금을 올리는 문제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각종 세금 감면 부분을 축소하고 세출(정부지출)을 줄이는 등의 모든 노력을 한 뒤 그래도 부족하면 법인세 인상 등 추가적인 세원 조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아직 법인세 인상 등의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