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벌어지는 '음주 사건'이 올해도 어김없이 터졌다. 국회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지난 22일 대구 고·지검에 대한 국정감사를 끝낸 뒤 대구 모 호텔 지하 바에서 대구지검 간부 4명과 함께 폭탄주를 마시던 중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술집 종업원에게 성적 모욕을 주는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뒤 사건은 '폭언이 있었느냐' '폭언은 누가 했느냐'라는 진실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다. 국회의원과 검찰 간부가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사건의 본질은 간 데 없이 사라져 버린 형국이다. 이번 일은 검찰 간부가 국회의원의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김종빈 검찰총장은 26일 진상을 철저히 파악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김 총장은 지난 7월 조직폭력배와 같은 느낌을 준다는 이유로 '폭탄주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대구지검 간부들은 총장의 명령도 어긴 것이다. 검찰은 권력의 부정부패를 수사하는 사정기관이다. 국회의원을 접대하는 '접대부'가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만 검찰이 바로설 수 있다. 사회부 차장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