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지난주 국내에서 판매하는 11개 철강 제품의 가격을 품목별로 6~9% 인하하면서 철강주의 주가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길게 보면 나쁠게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추가적인 가격 인하 조치가 없을 전망인 데다 국제 철강가격은 오히려 상승 조짐이 뚜렷하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포스코의 이번 가격 인하 조치를 일반 범용재의 무관세화로 중국 제품 수입이 급증하면서 생긴 '가격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했다. 실제 일반 판재류 수입 물량은 지난해 430만t에서 올해는 8월까지 이미 490만t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국내 판재류 재고물량은 지난달 109만6000t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 현재 국내에서 팔리는 중국산 열연코일 가격은 약 56만원대로 가격 인하 전 포스코 제품 가격(59만5000원)보다 낮은 상황이다. 가격 인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가격 인하로 당장 포스코와 다른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은 사실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우증권은 이번 가격 인하로 포스코의 연간 영업이익이 94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포스코로부터 제품을 사다 쓰는 휴스틸 세아제강(이상 강관업체),동부제강 현대하이스코 유니온스틸(이상 냉연제품) 등도 수익성이 악화할 전망이다. 철강가격이 떨어지면 이들이 보유한 재고물량을 팔 때 손해가 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입 물량이 감소하고 유통시장이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또 재고물량이 소화되면 수익성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기인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가격 인하로 제품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사라진 데다 세계 철강 시황이 호전되고 있어 재고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내수가격 인하와는 달리 국제 철강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장영우 UBS 리서치센터장은 "아시아 철강가격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 1분기 철강 계약가격 전망치를 종전 t당 500달러에서 530달러로,2분기는 500달러에서 540달러로 높인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