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발표한 공동성명(joint statement)은 정치적 구속력을 담은 사실상의 외교협약이라는 점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문건이다. 당초 참가국들이 이전 회담보다는 격이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표 했던 것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양자 및 다자회의에서 법적 구속력을 갖는 조약체결 이전에 도출될 수 있는 문건은 크게 △의장요약 △의장성명 △공동보도문 △공동성명 등이 있다. 이 중 공동성명은 격이 가장 높은 것으로 비록 법적 구속은 받지 않지만 정치적.도의적인 구속력을 지닌다. 2003년 8월의 제1차 6자회담에서는 진통 끝에 '의장요약'이,지난해 2월의 2차 회담과 6월 3차 회담에서는 '의장성명'이 나왔다. 공동성명의 경우 한 국가가 이를 어길 수는 있지만 향후 국제사회의 냉엄한 질책과 눈에 보이지 않는 제재를 받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지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공동성명은 의장성명 등 다른 문건과는 굉장히 다른 것"이라며 "합의의 격이 훨씬 높은 문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2차대전 종전 과정에서 탄생한 포츠담 및 얄타선언 등도 공동성명과 같은 성격"이라며 "이는 유엔헌장이나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과 같은 법적 프레임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한 단계 낮은 공동보도문은 참가국들이 머리를 맞대 공동으로 합의한 사항을 문건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공동성명과 그 의미가 비슷하지만 대언론 발표용이어서 정치적 구속력은 조금 떨어진다. 의장성명은 협상에서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그 결과를 남길 필요가 있을 때 만드는 것으로 정치적 구속력을 전혀 갖지 못한다. 의장 요약도 이와 비슷하긴 하지만,단순히 회의 결과를 요약하는 것에 그치는 데 비해 의장성명은 의장의 의지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