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기준금리가 연쇄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시장 지표금리인 국고채 수익률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 및 기업 대출의 기준이 되는 CD(91일물) 금리도 연중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는 등 금리 상승세가 본격적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대출이 많은 기업과 개인의 부담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확산되는 10월 콜금리 인상설 지난 16일 오전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시중 은행장들이 금리인상을 요구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급상승세로 돌아섰다. 은행장들이 단기부동자금의 급증 등 저금리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지자 시장은 이를 박승 한은 총재가 지난달 조건부로 예고했던 10월 콜금리 인상에 도장을 찍은 것으로 받아들이며 채권 매도에 나서기 시작했다.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0.10%포인트 오른 4.68%로 마감돼 2004년 3월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기정사실화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며 "이번에도 시그널만 보내고 실행하지 않을 경우 또다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퍼지면서 매도 중심의 시장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한은과 금리에 대한 이견은 없다. 금리를 올려도 그 수준에 따라 통화정책이 긴축적이냐 아니냐를 따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한 것도 사실상 금리인상을 위한 합의를 모아가는 과정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국내 금리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발생 직후 미국 금융시장은 FRB가 금리인상을 한차례 정도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카트리나가 미국의 장기 성장세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란 분석이 확산되면서 금리인상은 예정대로 단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시작된 시중금리 연쇄 인상 '도미노' 시중금리의 기준이 되는 CD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국고채 금리의 급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3.3∼3.5%대를 유지하던 CD금리는 최근 급등세를 보이며 16일에는 3.7%대에 올라섰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채권금리 상승에 비해 CD금리는 그동안 거의 오르지 않았지만 최근의 금리상승을 반영한 수준까지 CD금리도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CD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대출금리의 연쇄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금리상승세가 어디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시장은 10월7일 금통위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금통위가 금리인상을 단행한 뒤 향후 전망을 '금리인상의 효과 등을 두고 보자'고 나오면 그나마 시장은 안정을 찾겠지만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할 경우 시장은 더욱 혼란에 빠질 것이란 얘기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