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듯이 액정화면에 전자펜으로 입력하는 맛이 색다른 태블릿PC. 최근 한국레노버 한국후지쯔 등 외산 PC 브랜드 업체들이 가격은 저렴해지고 기능은 개선시킨 태블릿PC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기를 못 폈던 태블릿PC 시장이 개화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태블릿PC는 PDA와 노트북을 합친 것과 같은 첨단 디지털 기기란 점에서 부각되긴 했지만 비싼 가격과 마케팅 부족으로 판매는 부진한 편이었다. 종이차트 대신 환자 기록을 관리하는 데 편리하다는 점을 인정받아 의료계 등 일부 전문 영역에서만 환영을 받았던 것.하지만 최근엔 상황이 약간 달라지려는 조짐이 엿보인다. 200만원대 중후반이었던 가격대가 100만원대 후반∼200만원대 초반으로 많이 내려온 한편 성능은 훨씬 강력해지고 있어서다. 태블릿PC엔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 단순한 LCD판처럼 생긴 정통 슬레이트형,그리고 일반 노트북PC처럼 키보드가 달려있고 LCD를 회전할 수 있는 컨버터블형이다. 중국의 'PC 공룡' 레노버는 IBM PC 사업 절차를 마무리 한 이래 첫번째 '씽크패드' 브랜드 제품으로 컨버터블 타입의 태블릿PC를 선택했다. 최근 국내 시장에도 나온 '씽크패드 X41 태블릿'이란 제품이다. 현존하는 태블릿PC 가운데 가장 얇고 가볍다는 모델로 12인치 화면에 무게 1.6kg,두께 2.9cm다. 액정화면을 170도 돌릴 수 있으며 통합형 지문 인식기도 탑재하고 있다. 8셀 배터리 기준으로 6.3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용량은 60GB,메모리는 512MB이다. 가격은 224만원.한국레노버 이재용 사장은 "태블릿PC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오는 2007년께엔 국내 PC시장의 1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국후지쯔는 인텔의 최신 '소노마' 플랫폼이 탑재된 12.1인치급 태블릿PC 2종을 선보였다. '스타일리스틱 ST5032'와 '라이프북 T4020'란 모델이다. 'ST5032'는 정통 슬레이트형 태블릿PC.실외에서의 가독성이 향상된 제품으로 기본 배터리만으로도 최대 6.5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중앙처리장치(CPU)로 인텔 펜티엄 M 753(1.2㎓) 프로세서를 장착했고 256MB DDR2 메모리,HDD 60GB 등의 사양을 갖추고 있다. 가격은 239만원.'T4020'은 컨버터블형 태블릿PC로 배터리 수명은 최대 4.9시간이다. CPU는 인텔 펜티엄 M 750(1.86㎓),메모리는 256MB DDR2 메모리,HDD 용량은 60GB다. 가격은 229만원. 한국HP의 컨버터블형 모델인 'TC4200'은 12.1인치 화면을 장착한 태블릿PC로 179만원의 가격이 돋보인다. 도난과 데이터 유출 방지를 위한 장치와 내장 보안칩 등 보안 기능이 지원된다. 배터리는 최장 4시간 동안 사용 가능하다. CPU는 인텔 펜티엄 M 740(1.73㎓),메모리 512MB DDR SDRAM,HDD 용량 60GB 등이다. 한국HP 관계자는 "외양이나 사용법은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일단 써보면 금방 태블릿PC만의 편리함을 알 수 있다"며 "앞으로 가격대가 100만원대 중반 수준으로 더 내려가면 일반 사용자수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