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탐색전‥ '공동문서 채택' 원칙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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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6자회담이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각 국 수석대표회의를 시작으로 공식 재개됐다.
각 국은 이날 지난 1단계 회담의 4차 수정초안을 기초로 최소한의 수정을 가해 공동문서를 채택키로 의견접근을 이뤘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의견 교환은 이뤄지지 않은 채 서로의 협상의지를 확인하는 탐색전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회의가 끝난 뒤 "최소한 목요일(15일)까지는 가봐야 회담 일정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향후 이틀간에 집중적인 의견조율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첫날 탐색전
핵심 당사국인 미국측 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이날 수석회의 후 열린 만찬에서 나란히 자리를 함께하며 지난달 7일 이후 37일 만에 첫 상견례를 가졌다.
김 부상은 이날 평양출발에 앞서 "북한은 핵의 평화적 이용권리를 갖고 있고 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종전의 주장을 강조했다.
또 "미국이 이에 대해 조건을 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필요할 경우 융통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해 협상 과정에서 탄력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힐 차관보도 베이징 도착 후 "우리는 합의에 도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한 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의 딜(거래)이 북한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북한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 현지에서는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 주장에 대한 북·미 간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송 차관보도 "각 국이 기존 입장을 견지하면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각 국이 유연한 입장을 갖고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북도 이날 오후 사전 양자협의를 갖고 경수로 문제 등을 논의했다.
◆정 통일 "6자회담 측면지원"
이날 16차 남북장관급 회담도 평양에서 동시에 개막됐다.
남측 단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평양 출발에 앞서 "6자회담을 측면에서 지원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제4차 6자회담 1단계 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별도의 틀에서 논의키로 합의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지원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자도 "이번 장관급 회담을 통해 미국의 대북 메시지도 함께 전달될 것"이라고 밝혀 장관급 회담이 6자회담의 진전을 가져오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관급 회담은 14일 오전 10시 전체 대표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회담 일정에 들어간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