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은 가족이 모이는 즐거운 행사지만,경제적으로도 큰 영향을 준다. 명절에는 민간소비가 집중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물가가 움직이고,많은 자금 수요 때문에 한국은행은 기업들이 체불 임금 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자금을 방출하거나 금리를 조절하기도 한다. 올 추석도 예외 없이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보다 좀 더 큰 변화가 예상돼 명절분위기에 편승하기보다는 경제지표 변화를 꼼꼼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휴일 효과(holiday effect) 휴일 효과란 추석과 같이 연휴가 이어질 때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방향성을 상실하고 관망세를 보이는 현상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연말·설날·추석 연휴기간 동안 휴일효과가 빈번히 나타나는데,최근에는 불안정한 국제정세 때문에 휴일효과가 더 크게 부각돼 연휴가 아니라 금요일에도 대부분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낮아지는 등 눈치 보기가 심해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추석 연휴를 중심으로 주가와 금리 변동을 살펴봐도 휴일 효과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주가는 추석을 약 열흘 앞두고 조정에 들어갔다. 반대로 금리는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돼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는데,이는 추석을 앞두고 방출된 자금이 소비로 연결되지 않은 결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올해는 추석 이전인 지난주에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금리도 급등하고 있어 지난 2년간의 추석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내수 회복의 신호를 파악해야 올 추석이 다른 해와 달리 금리와 주가가 동반해서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예상보다 수출이 견조하게 증가하면서(8월중 19% 증가) 내수 회복의 기미가 확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까지 내수회복이 체감되지는 않고 있지만 지표는 분명히 회복신호를 보내고 있다. 백화점 매출도 회복세이고 서민들의 씀씀이를 가늠하는 할인점 매출도 증가세로 반전됐다. 따라서 작년 추석과 올 초 설날 경기,이번 주의 할인점 분위기를 비교해 보면 추석 이후 연말까지의 경기뿐 아니라 주가와 금리변동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대외 변수의 변화 가능성 휴일 효과는 일시적으로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한 관심도를 낮추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올 추석 무렵에는 매우 많은 변화 요인이 있다. 대외적으로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 윤곽이 분명이 드러나는 동시에 미국 등 주요국들의 전략비축유 방출로 어느 정도 유가 안정을 예상할 수 있는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기준 금리를 변동시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도 예정돼 있다. 국내적으로는 6자 회담이 재개되면서 다시 북핵문제가 부각될 전망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 행정부가 궁지에 몰린 상태여서 어떤 협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8·31 부동산 대책에 따라 극단적인 관망세를 유지하던 부동산 시장도 추석 이후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결국 올 추석이 과거와 다른 점은 우리 경제의 4대 걸림돌인 고유가 문제,미국의 금리 변동,부동산 경기 및 내수 침체 문제 등 대부분의 경제 변수가 본격적으로 방향을 잡는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란 점이다. 그리고 변화의 방향은 경기에 선행해서 움직이는 주가와 금리가 상승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내수회복의 계기가 마련되고,유가도 안정되는 선순환 경제 구조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3년간 내수 침체의 깊은 질곡에서 빠져나오는 계기가 될지를 이번 주 할인점에서 쇼핑을 하면서 파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마 경제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은 이번 추석경기를 통해 내년 초까지의 경제적 변화를 미리 준비할 것이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 skhong@beste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