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파업하면 우리같은 작은 협력업체들에게는 망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기아차 광주공장에 섀시 부품을 공급하는 광주 하남산단의 A사 관계자는 매년 이맘 때 쯤이면 되풀이 되는 기아차 노조의 파업에 진저리를 쳤다. 이 회사의 생산라인은 다른 기아차 협력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29일부터 9일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부분파업인 데다 기아차 외에도 부품을 공급하는 곳이 있기 때문에 생산라인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지만 이 회사의 라인가동률은 4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입은 매출 피해액만도 10여일만에 벌써 3억원을 넘어섰고 파업이 계속되면 손실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사의 경우는 다른 협력업체들과 비교하면 그나마 나은 편으로 소형부품 협력업체인 하남산단의 B사는 더 죽을 지경이다. B사는 기아차 의존도가 90%를 넘기는 곳으로 기아차 외에는 부품을 거의 납품하지 않는다. 더욱이 작년에는 스포티지 생산에 대비해 8억원을 대출받아 설비까지 늘려 그야말로 기아차에 목을 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아차 광주공장과 실시간 부품 조달시스템이 구축되면서 광주공장 생산라인이 멈춰서면 이 협력업체의 생산라인도 동시에 서버린다. B사 관계자는 "하루에 100만원꼴로 손해를 보고 있다"며 "기아차한테는 작은 금액일지 모르지만 우리 같은 조그만 회사한테는 치명적이어서 어떻게 이것을 보전해야할 지 갑갑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기아차 노조가 부분파업을 벌인 이후 이 지역 협력업체가 입은 피해액만도 지금까지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아차 회사측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 협력업체는 60% 이상이 종업원 수가 50인 미만인 소형 사업장이어서 실제 피해상황은 단순 매출피해액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 사업장들은 매출피해액이 바로 회사경영자금과 연결되기 때문에 기아차 파업은 바로 협력업체들의 생사와 직결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기술수준도 대부분 단순가공에 멈춰서 있고 규모도 영세해 사정이 어렵다는 것은 잘 알지만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며 "노조와의 합의를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끌어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