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소재 클럽 '버닝썬'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을 경찰에 최초 신고한 김상교 씨가 클럽 내에서 여성을 추행하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았다.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9일 업무방해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김씨는 2018년 11월 버닝썬에서 여성 3명을 성추행하고 클럽 앞에서 난동을 부리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김씨는 사건 당시 "클럽 관계자들에 폭행당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오히려 경찰들이 자신을 가해자로 지목한 뒤 체포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경찰과 클럽 사이 유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를 둘러싼 파장이 커지자 수사로 이어졌고,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와 가수 정준영 등의 성범죄 사실이 드러났다.1·2심은 3건의 성추행 혐의 중 피해자 2명에 대해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죄를 선고하고 1명에 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업무방해 혐의 등도 유죄로 인정됐다.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추행당한 경위와 내용, 전후 사정 등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구체적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폐쇄회로(CC)TV 등도 피해자 진술을 뒷받침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2심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항소를 기각했다.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고래사냥',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170여편의 한국 영화를 촬영한 정광석 촬영감독이 8일 별세했다. 향년 91세.유족과 영화계에 따르면 정 감독은 이날 오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1933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2년 이봉래 감독의 '새댁'을 통해 촬영감독으로 데뷔했다.이후 1960~1980년대 '평양감사'(조긍하 감독·1964), '쇠사슬을 끊어라'(이만희·1971), '혈육애'(김기영·1976), '고래사냥'(배창호·1985), '땡볕'(하명중·1984),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강우석·1989) 등 작품을 촬영했다.고인은 1990년대 들어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그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박종원·1992), '투캅스'(강우석·1993), '조용한 가족'(김지운·1998),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이명세·1999) 등에 참여했다.2000년대에는 '동감'(김정권·2000), '신라의 달밤'(김상진·2001) 등을 찍었고 '아랑(안상훈·2006)을 끝으로 촬영 현장을 떠났다.40여년간 영화계에 몸담은 고인은 생전 촬영과 관련된 여러 상을 받았다. '땡볕'으로 대종상영화제 촬영상, 시카고국제영화제 최우수촬영상 트로피를 안았고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는 청룡영화제, 대종상, 프랑스 도빌영화제 등에서 촬영상을 받았다. 2006년에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고인의 빈소는 쉴낙원김포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유족으로는 아들 훈재·원찬 씨, 딸 화숙·리나 씨, 배우자 이정순씨가 있다.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생명을 지키는 자리에 항상 간호사가 있습니다. 같은 일이 일어나도 똑같이 행동할 겁니다."장례식장에서 갑작스럽게 온몸이 경직되며 숨을 쉬지 못해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상주가 한 간호사의 발 빠른 응급조치 덕분에 기사회생했다. 이 간호사는 사례를 거절하고 조용히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 홈페이지 내 '칭찬합니다' 게시판에는 '서울시청 이영옥 간호사님 오빠를 살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작성자 A씨는 "5월 26일 이모님께서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을 방문했는데 상주인 이종사촌 오빠가 슬픔과 충격에 갑자기 쓰러졌다"며 "몸에 경련이 오고 근육이 경직되더니 결국 숨을 쉬지 못하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고 적었다.그는 119에 신고하고 대원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이어갔으나, 상주의 얼굴과 손이 이미 보라색으로 변할 정도로 긴급한 상황이었다. 그때 한 여성이 뛰어 들어오더니 "간호사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상주의 셔츠 단추를 풀고 다리를 세우라고 말했다고.A씨는 "(해당 여성이) 119 상황실과 영상 통화를 통해 오빠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며 필요한 조처를 해주셨다"며 "심폐소생술 하던 위치도 제대로 조정해주시고, 꼬집어서 반응도 살펴주시는 등 정말 정신없는 상황에 필요한 세세한 대응 조치들을 차분히 진행해주셨다"고 설명했다. 119 대원들이 도착한 뒤 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상주는 현재 의식이 돌아온 상태로 전해졌다. A씨는 "(장례식에서 만난 간호사 덕분에) 의식이 돌아왔고 말도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