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7일 바지 정장 차림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회담에 임해 눈길을 끌었다. 회담 등 공식 행사 자리에선 부드러운 이미지의 스커트 정장을 즐겨 입어온 박 대표가 이례적으로 하늘색 블라우스에 베이지색 바지 정장을 선택한 것. 박 대표는 회담을 위해 청와대에 도착,"오늘 바지 입으셨다고 기사도 났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 원래 바지 잘 입는다"며 웃고 넘어갔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에선 회담에 임하는 박 대표의 자세와 연관지은 해석들이 나왔다. 공격적 느낌의 바지 정장을 택한 것은 회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투복'이란 얘기다. 당에서도 '전의'를 북돋워줬다. 박희태 국회부의장은 이날 회담 전 열린 최고·중진회의에서 "오늘 그 옷을 입고 가느냐.옷차림이 좋다. 잘 싸우고 오시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연정 제의에 확실한 불가 의사를 밝히고 오라는 우회적 주문이기도 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대표의 결연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