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온라인게임 '레드오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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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온 대작 온라인게임들이 하나같이 부진하다.
수년에 걸쳐 100억원 안팎의 막대한 돈을 들여 제작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들이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길드워',NHN의 '아크로드',네오위즈의 '요구르팅' 등이 그렇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러다간 MMORPG가 '레드오션'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100억원 이상을 들여 개발한 야심작 '길드워'는 지난 4월 공개됐지만 게임 순위에 한 번도 끼지 못할 만큼 참담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임직원조차 이 게임에 관해 언급하기를 꺼릴 정도다.
한 관계자는 "아직은 매출 집계가 의미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3월 말에 무료 서비스가 시작된 NHN의 첫 MMORPG '아크로드'나 네오위즈의 '요구르팅'도 마찬가지.'아크로드'는 한때 점유율 5.49%(게임트릭스 집계)로 PC방 게임 순위가 6위에 올랐으나 이후 점유율이 계속 하락,7월 말부터는 1%를 밑돌며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요구르팅은 4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
NHN과 네오위즈는 두 게임의 유료화 시기를 타진하고 있으나 게이머들이 대거 빠져나갈까 두려워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때 '돈벌이 보증수표'로 여겨졌던 MMORPG가 부진한 것은 온라인게임의 성장 기반인 아이템 거래가 새 게임의 등장을 막는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이 기존 게임의 아이템을 버리지 못해 쉽사리 새 게임으로 옮겨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수만원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서는 수개월간 중노동에 가까운 마우스 클릭을 해야 한다.
거의 무료인 캐주얼게임의 거센 도전도 신작 MMORPG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EA코리아 관계자는 "캐주얼게임 이용자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MMORPG 이용자는 정체돼 있다"며 "게임 활성화를 위해 조장했던 아이템 거래가 새 게임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하반기에는 넥슨의 '제라',웹젠의 '썬',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에스파다',감마니아의 '에버퀘스트2',그라비티의 '레퀴엠',써니YNK의 '로한' 등 무려 20여개의 대작이 선을 보인다.
이에 따라 온라인게임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게 됐다.
상반기에 나온 신작들이 맥을 못추고 하반기엔 경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작 공개가 속속 늦춰지고 있다.
나코엔터테인먼트의 김준현 마케팅 팀장은 "이제 MMORPG는 차별화된 극소수를 제외하곤 살아남기 힘든 구조로 변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