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곡들만을 모은 이른바 '컴필레이션(편집) 음반'을 만들어온 음반회사들에 청신호가 켜졌다. 법원이 원곡을 수록한 음반을 최초 판매한 음반회사의 경우 해당곡의 작사·작곡가로부터 추가 허락을 받지 않고 편집음반을 제작해도 형사상 책임이 없다는 첫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음반회사에 민사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은 있었지만 형사 재판에서 음반회사의 무죄를 선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 4단독 유영근 판사는 5일 작사·작곡가로부터 추가 허락 없이 조용필씨의 '창밖의 여자' 등 히트곡들을 재구성해 편집음반으로 판매한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기소된 임모 지구레코드사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작사·작곡가로부터 최초 허락을 받아 음반으로 제작한 음반회사는 그 음반을 복제·배포할 권리뿐만 아니라 그 음반에 수록돼 있는 곡을 다른 형태로 편집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게 돼 피고인은 무죄"라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음반회사들은 "음반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보인 반면 검찰측은 대법원 판례와 어긋난다며 즉각 항소할 뜻을 비쳤다. 지난 2002년 9월 대법원 1부(주심 박재윤 대법관)는 "편집음반을 제작할 때는 작사·작곡가로부터 추가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판시했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