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대연정 등 최근 정국 현안과 관련,회담을 제의했다. 박 대표도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혀 노 대통령과 박 대표의 단독 회동이 곧 이뤄질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비서실장 취임 인사차 국회로 박 대표를 예방한 이병완 실장을 통해 "집권 후반기에는 진정으로 화합과 상생,궁극적으로 통합의 정치를 이뤄야 하는데 만나서 모든 국정에 관해 기탄없는 대화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노 대통령은 회동의 방식과 시기 등에 대해 박 대표의 의사에 따르겠다는 의향을 전했다. 박 대표는 이 실장에게 "잘 알겠다. 우리도 국익을 최우선으로,나라가 잘 되는데 노력하며 옛날 같은 정치가 재현되지 않도록 많이 자제하고 협조해 왔으며,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회동 제의를 받아들였다. 노 대통령과 박 대표의 단독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대통령은 2003년10월 당시 최병렬 대표와 만나 이라크 파병 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날 노 대통령의 제의는 사전에 한나라당과 준비 조율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동은 한나라당의 의사를 반영해 진행될 것이고,그쪽 제의를 지켜볼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최근 노 대통령이 밝힌 지역구도 타파,그를 위한 대연정과 선거법 개정 방안 등이 자연스럽게 언급되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이어 "대연정의 최대 당사자가 한나라당임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은 그동안 한나라당의 책임있는 인사들과 직접 대화를 하지 못한 채 간접적으로,우회적으로 메시지만 전달해왔다"며 "이번에 박 대표와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터놓고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정 문제에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박 대표는 회동에서 연정 문제도 의제로 포함해 대화하겠다는 의향을 밝혔지만 "헌정질서를 파괴하지 말고 다수 국민들의 관심사인 경제와 민생에 전념해 달라"고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각종 세금이 늘어나는 것 등 일부 정부정책에 반대하면서 "경제와 민생에 전념하면 야당도 국정을 적극 돕겠다"는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한나라당측이 전했다. 회동시기는 한나라당이 5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제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키로 했고,8일부턴 노 대통령의 미국·중미 출장이 예정돼 있어 6일께가 유력하다. 한편 이병완 실장은 국회운영위에서 "한나라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에도 노대통령과의 회담을 순차적으로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원순·양준영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