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명불허전이었다. '탄환'은 가장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황색 탄환' 류시앙(23.중국)이 세계 수준의 '광속 점프'를 선보이며 국내 육상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류시앙은 1일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16회 인천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 대회 첫 날 110m허들 예선 1조 경기에 출전,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내며 가볍게 1위(13초65)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아스가리 간드마니(13초88.이란)와 마사토 나이토(13초99.일본)가 류시앙을 따라 잡으려 필사의 질주를 벌였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간격은 조금씩 더 벌어졌다. 이들은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았았다. 류시앙은 스타트와 함께 기선을 제압하더니 2번째 장애물부터 격차를 벌이기 시작했다. 결승선 앞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면 이들과의 간격은 더욱더 벌어질 것만 같았다. 3위로 들어온 나이토는 경기 후 "류시앙은 정말 빠르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스피드 뿐만 아니다. 과연 소문대로 류시앙의 탄력은 놀라웠다. 점프할 때의 모습은 점프의 왕 '영양'과 닮은 꼴이었다. 매너도 훌륭했다. 경기에 앞서 류시앙은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자 손을 흔들며 팬들의 환호에 화답하며 매너도 세계 수준급임을 과시하기도. 사실 류시앙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번 대회의 최고 스타로 대회 전부터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는 2004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 '동양인은 올림픽 육상 단거리에서 우승할 수 없다' 는 속설을 보란듯이 깨뜨린 중국의 육상 영웅이기 때문. 상하이 출신으로 189㎝, 85㎏의 좋은 체격에 중국 육상계가 체계적으로 길러낸 재목인 류시앙은 올림픽에서 12초91로 세계 타이기록을 세워 13억 중국 대륙과 전세 계를 깜짝 놀라게 했었다. 경기후 가진 인터뷰에서 류시앙은 "이번 대회에 세계기록 경신보다는 우승에 더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랙이 약간 물렁한 것 같다. 하지만 달리는데는 별 다른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2조 예선에 출전한 박태경(광주시청)은 13초99의 기록으로 시둥펑(중국.13초88)에 이어 2위를 기록, 결선에 진출했다. 류시앙과 박태경은 2일 오후 3시45분 결승에서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3년만에 재대결을 갖는다. (인천=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