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가 사망한지 8년이 되는 31일 다이애나의 팬들은 다이애나를 추모하는 동시에 그녀의 자리를 이은 카멜라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영국 왕실은 특별한 추모행사를 준비하지 않았으며 두 아들 윌리엄과 해리 왕자도 "평소와 같이 보낼 것"이라고 찰스 왕세자의 공식 거주지인 클래런스하우스의 대변인이 밝혔다. 다이애나가 찰스와 이혼한 후 거처했던 켄싱턴궁의 담벼락에는 장미와 카네이션 등 각종 꽃다발이 놓여졌으나 인파는 8년전 사망 당시 인파가 켄싱턴궁 주변을 가득 메웠던 것보다는 크게 줄어 들어 수십명에 지나지 않았다. 국내 뿐 아니라 호주, 아르헨티나, 미국 등지에서 보낸 메시지와 함께 다이애나의 출생에서 사망까지의 각종 사진도 눈에 띄었다. 일부 참배객은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켄싱턴궁을 찾은 참배객들 중 많은 사람은 다이애나가 결혼 파탄의 주범으로 꼽았던 카밀라 파커 보올스와 찰스 왕세자가 지난 4월 결혼한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뉴캐슬 업온 타인에서 상경했다는 줄리 캐인(42.여)은 "매년 이 때가 되면 괴롭지만 찰스가 재혼한 올해는 특히 괴롭다. 찰스의 결혼 상대자의 이름을 말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캐인은 "지난 밤 예년처럼 공원에서 캠프를 한 후 여기에 왔다. 내가 살아 있는 한 매년 여기에 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배달 운전사 레이먼드 너스(44)는 "다이애나는 우리 마음의 왕비로 우리는 그녀를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다이애나 추모모임 '다이애나 서클'의 회원으로서 매년 켄싱턴궁을 찾아 고인을 추모하겠다고 약속했다. 켄싱턴궁 담벼락에는 카밀라를 비난하는 메시지가 여기저기 있었는데 특히 "간음하는 사람은 심판의 날에 벌을 받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간단한 기도모임에는 50여명의 인파가 모였는데 그중에는 광대 출신의 에드워드 라키(85)가 광대 화장에 전형적인 광대복장을 한 것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이애나가 살아있을 때 몇 번 만났다며 "그녀가 광대 모습의 나를 기억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 때 그 모습을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런던 AP=연합뉴스)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