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코스닥 상장업체들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CB,BW는 대주주가 상대적으로 큰 부담 없이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지만,잠재적인 물량 부담으로 작용해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00,2001년 코스닥업체들이 해외 CB,BW를 앞다퉈 발행한 뒤 겪은 주가 급락의 '홍역'이 재발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가 높다.


◆급증하는 CB BW발행


2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코스닥 상장회사가 발행한 CB 규모는 3336억원어치로 지난해 전체 발행규모(1366억원)보다 144.2%나 증가했다.


BW 발행 역시 지난해 전체 발행규모(1553억원)를 22.6%나 초과한 1904억원에 달했다.


발행건수도 지난해보다 세 배가량 늘어났다.


BW와 CB의 발행규모는 올 들어 매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전체 발행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별로는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인 레인콤이 269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해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EBT네트웍스는 올해만 CB를 5번,BW를 2번 발행해 총 237억원을 충당했고,우영도 223억원어치의 CB를 발행했다.


다날(141억원)과 뉴테크맨(101억원)은 BW로,예당(176억원) 쓰리쎄븐(137억원) VK(120억원) 블루코드(119억원) 한글과컴퓨터(104억원) STS반도체(102억원) 포이보스(101억원) 등은 CB로 각각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주가에는 독이 될 수도


CB와 BW는 사채에 비해 금리가 싼 데다 유상증자에 비해 주주들의 부담이 없고 자금조달 기간이 훨씬 짧다는 장점 때문에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많이 활용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CB,BW발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자금조달을 필요로하는 기업의 대주주가 자금이 부족한 데다 실적도 악화되면서 증자를 도모하기 어려워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자금조달이 급한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요구로 적정한 가격에 CB와 BW를 되사주는 옵션을 붙여주기도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CB나 BW발행이 '달콤한'것처럼 보이지만 이들 채권이 수 년에 걸쳐 주식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주가에는 더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태완·김진수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