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31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발표를 앞두고 부동산시장이 급랭 조짐을 보임에 따라 상호저축은행 업계가 깊은 시름에 빠졌다.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총여신의 90%가량을 프로젝트 파이낸싱(PF),부동산 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소액 신용대출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위축된 PF시장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발표를 예고한 지난달부터 건설회사로부터 들어오는 PF 제안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7월 이전까지만 해도 건설사로부터 들어오는 PF제안이 한 달에 50∼60건에 달했지만,7월 이후에는 30%가량 감소했다"며 "50∼60건의 제안이 들어와도 실제로 대출이 이뤄지는 건수는 1∼2건에 불과했었는데,제안건수가 감소했으니 실제 대출로 이어질 만한 양질의 프로젝트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도 "7월 이후 PF는 물론이고 신규 부동산 담보대출 실적이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라며 "대응책 마련을 위해 고민하고 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축은행 업계는 부동산 시장 동향에 대한 리서치 기능을 강화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윤춘섭 기획실장은 "부동산 관련 여신업무를 담당하는 개발금융부 관계자들이 최고경영자(CEO)들과 수시로 부동산시장 움직임과 전망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다"며 "비상체제에 돌입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저축은행별 대응전략 부동산 시장 냉각에 대한 대응전략은 회사별로 엇갈린다. 지난 2002∼2004년 신용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의 노하우를 어느 정도 쌓았다고 판단하는 저축은행들은 소액 신용대출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선릉지점을 새로 개설하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푸른2저축은행은 소액 신용대출쪽 채권회수 전문가를 포함해 7명의 직원을 스카우트했다. 이 회사 하인국 사장은 "신용대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채권관리에 자신감이 붙었다"며 "영업지역 주변 상권을 중심으로 일수대출 비중을 늘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알프스론'이라는 인터넷 전용 대출상품을 판매 중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현재 연40%수준인 금리대를 30%대로 끌어내린 직장인 대상의 소액대출 신상품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증권시장이 활황세를 보임에 따라 주식시장과 관련된 영업을 강화하려는 곳도 있다. 한국·경기·진흥저축은행 등 계열 3개사는 주식담보대출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