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당 6억원대에 이르는 초고가 항암 보조약품을 젖으로 내는 형질전환 복제돼지가 탄생했다.


충남대 형질전환복제돼지연구센터(소장 박창식 교수)는 바이오 벤처기업인 엠젠바이오와 공동으로 단백질 의약품인 '백혈구 증식인자'(GM-CSF)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돼지 4마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 우수연구센터 지원사업으로 이뤄졌다.


백혈구 증식인자는 사람 몸 속의 백혈구 생성을 촉진시키는 단백질 의약품으로 백혈병과 빈혈 등 질병을 치료하거나 항암 치료시 백혈구가 부족할 때 보조제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지난 2월 랜드레이스종 돼지의 체세포에 사람의 GM-CSF 유전자를 넣은 뒤 체세포 복제과정에서 1600여개의 복제 배아를 만들어 냈다. 이를 8마리의 대리모에 이식한 결과 6마리가 임신했으며 그 중 1마리로부터 새끼 4마리를 얻었다. 연구팀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관련 유전자가 돼지 몸 속에 들어간 것을 확인했으며 앞으로 교배를 통해 생산량과 경제성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기존에도 형질전환 돼지를 통해 치료용 단백질을 생산하려는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지만 대부분 수정란에 유전자를 직접 주입시켜 형질전환 동물을 생산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기존의 방법은 형질전환 효율이 1~5%로 아주 낮은 데다 돼지 몸 일부분에서만 유전자가 발현되는 현상이 일어나거나 주입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지 않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실용화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복제기술을 이용해 형질전환 돼지를 탄생시킨 것이어서 고가 치료용 단백질을 값싸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편 충남대와 엠젠바이오는 2003년 국내 최초의 형질전환 복제돼지인 '형광이'를 탄생시켰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