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코스닥시장의 유상증자 규모가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 유상증자 물량이 급증한 것은 하반기에 기업의 생산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의미에서 긍정적이지만,단기적으로는 물량부담으로 인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자금확보 차원에서 증자를 하는 경우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상증자 봇물


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코스닥시장의 유상증자 규모는 1조2230억원(272건)으로 작년 한 해 동안의 1조1817억원(227건)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상장업체들의 유상증자는 지난 2002년 123건에 6789억원에 그쳤으나 2003년에는 303건에 1조9501억원으로 급증했었다.


지난해에는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다소 주춤했으나 올해는 2003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곳은 에이스디지텍.


이 회사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389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포스데이타하림도 각각 340억원과 320억원으로 3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자금조달 규모가 100억원 이상인 유상증자 건수도 25건에 달했다.


증자 방식으로는 제3자 배정방식이 10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올해 우회상장이나 M&A(인수합병) 등이 많았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주주배정 방식이 87건,일반공모 74건,출자전환 2건 등이었다.


특히 산성피앤씨 조아제약 이지바이오 렉스진바이오 이노셀 셀바이오텍 라이프코드 등 바이오 테마를 타고 주가가 크게 오른 기업들이 대거 유상증자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수급 악재는 단기적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주식의 유통물량을 늘려 수급측면에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시장의 수급구조를 감안하면 최근 유상증자는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기보다는 개별종목의 주가 차별화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업체들의 유상증자는 시가총액 20위 이내의 대형사보다는 중소형 업체에 집중돼 있다"며 "증자를 계기로 턴어라운드하는 기업들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의 유통물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차원에서 유상증자가 순기능을 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부실기업들이 자금확보 차원에서 증자를 하는 경우도 있어 시장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