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국민의 정부 때도 불법도청이 있었다'고 공개한 것과 관련해 당시 국정원장들이 김승규 국정원장을 면담한 것으로 확인돼 도청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22일 "김 원장이 전직 원장들의 요청으로 오늘 서울 시내 모처에서 면담을 가졌다"면서 "김 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5일 불법도청 관련 기자회견을 한 취지와 배경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인물들 가운데 천용택 전 원장을 제외하고 이종찬,임동원,신건 전 원장이 참석했다. 국정원에서는 김 원장과 1,2차장 등 주요 간부들이 배석했다. 면담은 4시간가량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국정원장들이 이날 면담 이후 기자회견 등 별도의 대응에 나설 것인지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이 면담을 요청한 것 자체가 집단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전·현 정부 간 갈등이 증폭될지 주목된다. 한편 국가정보원(옛 안전기획부)의 불법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23일 천용택 전 국정원장을,24일 오정소 전 안기부 1차장을 각각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