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으로 고생한 세종대왕은 온천욕으로 병을 다스려보려고 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서울대에 따르면 대학원 의학과에서 의사학(醫史學)을 전공한 김정선씨는 '조선시대 왕들의 질병치료를 통해 본 의학의 변천'이란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으로 이달 말 학위를 받는다. 이 논문에 따르면 세종대왕은 젊은 시절 육류 없이는 식사를 못 할 정도로 육식을 즐긴데다 사냥 등 운동도 싫어해 비만했다. 35세 이후 당뇨병으로 추정되는 병과 눈병을 앓자 내의원은 온천욕으로 치료하려고 했으나 별다른 차도를 보지 못했다. 중종은 열이 심하게 났을 때 해열제로 인분을 뜻하는 '야인건수'(野人乾水)를 먹었다. 연산군 시대에는 의원들이 왕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풀벌레와 뱀을 진상했으며 추위를 잘 타고 화병과 눈병을 오래 앓은 광해군은 먹는 약이 잘 듣지 않아 침을 많이 맞았다. 영조 이후로는 왕들의 질병치료에서 침술이나 강한 약물을 기피하고 일상적인 보양법(補陽法)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영조는 철저한 건강관리로 조선시대 왕 중 최장수인 83세까지 살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