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기회" .. 세계최대 완성차 GM·부품업체 델파이 경영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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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인가 기회인가'
10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완성차 및 부품업체인 GM(제너럴모터스)과 델파이가 경영난에 빠져들면서 이들 업체에 납품하는 한국 부품업체들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우선 단가인하 압력이 거세지고 납품물량이 축소되는 등의 충격이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실적개선을 위해 원가절감에 매달릴수 밖에 없는 GM과 델파이가 싸고 질 좋은 부품 공급선을 찾아나서면서 한국 업체의 수주물량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돼 주목된다.
◆거세지는 단가인하 압력
GM과 델파이의 경영난은 한국 납품업체에도 소리 없이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GM과 포드가 미국 현지에서 할인 판매를 시행하는 등 출혈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납품업체에 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업계는 설명했다.
22개 국내 부품업체의 제품을 GM을 비롯한 '빅3'에 수출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은 올들어 7월까지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GM의 차량에 오디오를 공급하는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올 상반기 납품 물량이 작년 동기보다 10% 정도 줄었다.
캐나다 법인을 통해 연간 300억원 규모의 공조 시스템을 GM에 납품하고 있는 한라공조 관계자는 "GM과의 거래 규모가 전체 매출의 2%에 불과해 큰 영향은 없지만 GM으로부터 단가인하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GM의 위기는 우리의 기회'
GM을 비롯한 미국 메이저 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절감 차원에서 글로벌 아웃소싱 확대에 나설 경우 경쟁력을 갖춘 납품업체가 뜻밖의 '대박'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GM 등이 부품업체를 선정할 때 무엇보다 가격을 우선시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 대비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한국 업체를 따라올 곳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GM 납품업체 중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동양기전 SJM 한라공조 에스엘 등을 꼽고 있다.
헤드램프 생산업체인 에스엘과 자동차용 벨로즈를 만드는 SJM은 GM 매출 비중(작년 말 기준)이 11%대에 달한다.
자동차용 모터를 납품하는 동양기전은 GM으로부터 얻는 매출이 전체의 8% 선이다.
동양기전은 올 상반기 GM의 일부 모델 단종(캐벌리어 선파이어 알레로 그랜드AM) 여파로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하반기에는 신규 공급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SJM도 GM 등의 아웃소싱 확대에 따른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델파이 물량도 늘어날 듯
GM이 아닌 델파이에 납품하는 국내 부품업체들도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델파이코리아가 미국 본사로 납품을 주선하는 업체는 40여개.주로 플라스틱 몰딩,소형 모터,사출 제품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이들 업체는 델파이가 파산 위기에까지 몰린 올 상반기에도 납품 물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
김상효 델파이코리아 상무는 "특히 미국의 파산법은 기업의 존속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델파이가 파산하더라도 상당 기간 국내업체의 납품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한국 부품업체들의 품질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델파이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할수록 반사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건호·오상헌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