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 한불상공회의소 회장 infos@fkcci.com > 지난해 '파리의 연인'이란 TV드라마가 대단한 인기였다. 드라마에서는 널리 알려진 파리 풍경만 방영돼 파리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왠지 부자연스러워 보였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드라마는 파리의 매력을 환기시키는 데 공(功)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 노틀담 성당이나 나폴레옹 무덤이 있는 앵발리드 같은 문화 유적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은 파리를 찾는다. 관광객들이 프랑스를 찾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프랑스가 만들어내는 축제 열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정기적으로 축제가 열린다. 음악가들을 발굴할 목적으로 1982년 시작한 음악축제는 학교뿐만 아니라 유명한 공공장소에서 하루 종일 열린다. 프랑스 전국에서 열리는 음악축제일에는 초보자뿐 아니라 유명 음악가도 참여,연주회를 갖는다. 프랑스 모든 국민이 음악축제를 즐기며 삶의 생기를 얻고 있다. 바다가 없는 파리에서는 2001년부터 해변축제를 열고 있다. 센강 주변 인도를 개조해 여름철 두 달간 계속되는 축제 기간에는 해변으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 교통이 폐쇄되고 보행로에는 모래와 해변용 의자로 가득찬다. 마치 해변에 온 느낌을 받는다. 지난해에는 180만명이 넘게 파리 해변축제를 찾았다. 프랑스 남서부의 아름다운 도시인 바이욘느에서도 해마다 8월 초에는 5일간 축제가 열린다.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빨강,흰색의 옷과 액세서리로 치장하는 게 이곳 축제의 전통이다. 얼마 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도 축제 참가자는 모두 빨강과 흰색 유니폼을 입은 듯했다. 축제 참가자의 옷 색깔은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우리가 입었던 붉은악마 티셔츠를 연상케 했다. 월드컵 열기는 국가대표 축구팀을 응원하는 것에서 시작해 나중에는 축제 분위기로 승화됐었다. 다른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는 게 축제의 큰 매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사람이 쉽게 참여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축제가 한국에서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축제는 사람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어떻게 하면 외국 관광객을 많이 유치할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이런저런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데 다양한 축제를 만드는 게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음악축제와 비슷한 축제를 개최하는 아시아 국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 음악축제를 한번 열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