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 합성세제 주방세제 등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제조하는 LG생활건강은 올 들어 턴어라운드를 보이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연초 2만8000원이던 주가는 지난 9일 현재 5만1500원으로 83% 이상 상승한 상태다. 작년 한 해 동안 내수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2만5000~3만5000원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과는 대조된 모습이다. LG생활건강의 올 2분기 실적은 턴어라운드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 회사의 2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4.9% 감소한 2347억원,영업이익은 17.9% 증가한 145억원이었다. 매출액이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것은 구조조정을 통해 그만큼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생활용품 부문은 원가율이 높은 도매물류 사업을 철수하고 저가 브랜드는 단종시키는 구조조정을 실시해 왔다. 보다 중요한 것은 화장품 부문에서 고가제품군의 비중을 높였다는 점이다. '오휘''더후' 등 고가제품을 출시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대신 과다한 브랜드수는 지속적으로 축소시켰다. 2분기 화장품 부문의 매출액은 816억원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음에도 영업이익은 64억원으로 작년의 세 배 정도로 급증한 것은 이 때문이다. 김지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경기침체가 지속된 가운데 LG생활건강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은 화장품 부문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유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공적 구조조정의 결과 실적개선 추세는 하반기는 물론 내년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호전폭은 더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추정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 650억원에서 721억원으로 11% 상향조정했다. 일회성이긴 하지만 3분기 대규모 자산이익 처분이익 발생이 예상된다는 점도 주가에는 긍정적 요인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7월20일 경기도 오산 소재 연수원 토지 및 건물을 LG화학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장부가액 52억원인 이 부동산의 매각금액은 192억원으로 매각차익이 14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로 5만4000원을 제시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