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이즈미 총리가 8일 우정공사 민영화법 부결로 중의원을 해산시킴에 따라 일본 정치권이 격랑에 놓이게 됐다. 일본에서 중의원이 해산되기는 2차대전 이후 이번이 20번째다. 오는 9월11일로 예정된 총선은 자민당 내분이 심각한 상황에서 치러지게 돼 일본 정가에서는 50년 동안 계속돼왔던 자민당 장기 집권 체제가 막을 내릴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향후 일본 정치 일정 일본 내각의 중의원 해산 결정으로 일본 정국은 사실상 총선 체제에 돌입했다. 일본 정부는 이달 30일 선거 공고를 한 뒤 9월11일 총선을 실시한다는 일정을 마련해 놓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이미 법안 부결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선거 준비에 들어간 상태이며 연립 여당인 공명당도 선거체제로 곧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민당은 앞서 중의원에서 우정민영화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던 '반란 의원' 51명을 공천에서 제외시킬 것으로 예상돼,상당한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가에서는 이들이 앞으로 탈당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어 자민당은 자칫 분해될 위기를 맞고 있다. ◆야당 약진 전망 자민당 내 파벌 간 투쟁으로 혼란이 예상되면서 제1야당 민주당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11월 총선에서 177석을 얻어 40석을 늘렸던 민주당은 예상보다 빨리 정권 교체 기회를 잡게 됐다. 연립여당 의석수는 275명에 이르나 이날 참의원 본회의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자민당 의원은 22명,기권 및 결석 8명 등 30명이 '반란표'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중의원에서는 반대 37명,기권 및 결석 14명으로 51명이 반란에 가담해 중·참의원 합쳐 81명이 '반란파'로 분류됐다. 이 같은 자민당 내분으로 9월 총선에서 야당이 크게 약진할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만약 지난 총선의 흐름을 살려 오카다 가츠야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집권하게 되면 전후 처음으로 여당에서 야당으로 완전한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된다. 52세의 오카다 대표가 집권할 경우 일본 사회에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에서는 1994년 사회당 출신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집권한 적은 있지만 자민-사회-사키가케 등 연립 여당 형태여서 실질적인 정권교체와는 거리가 멀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