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휴대폰을 감청하기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이하 국보연)의 기술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ETRI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폰 상용화를 주도했다. 한 보안 전문가는 5일 "감청 기술을 연구하는 곳은 국보연이 유일하다"며 "민간 연구소도 보안 기술을 연구하지만 국보연은 감청에 관한 기술적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정원도 이날 디지털 휴대폰 감청장비를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 ETRI 관계자는 "국보연은 ETRI의 통제를 받지 않고 국정원 관련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안다"며 "국보연 연구원들에 대한 인사권도 국정원이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보연은 2000년 1월 ETRI 부호기술연구부와 국방과학연구소 샛별팀을 통합해 설립됐으며 현재 200여명의 연구 및 연구지원 인력이 활동하고 있다. 국보연은 홈페이지(nsri.re.kr)를 통해 △국가 암호기술 연구 △국가 사이버 해킹 대응기술 개발 △국가 정보보안기술 개발 등을 담당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