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 업체답게 '흔들리지 않는 실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2분기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1.7%와 5.0%씩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 조용준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에 대해 "어닝 시즌마다 깜짝 실적을 내놓는 대표적인 실적주"로 평가했다. 이 같은 펀더멘털(내재가치)을 반영,주가는 2001년 이후 지속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계열 완성차업체인 현대차보다 더 높은 가격대에 형성돼 있다. 그러나 최근 현대차 컨소시엄이 동종 자동차부품업체인 현대오토넷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이 회사 주가는 단기 조정을 받는 양상이다. 투자자들은 이를 악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내부에서 서로 경쟁해야 할 형제가 생긴 만큼 그동안 독자(獨子)로서 누려온 고성장의 수혜가 반감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르다. 오히려 선택과 집중의 호기를 만났다는 것이다. 최대식 CJ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컨소시엄의 현대오토넷 인수를 계기로 현대모비스는 부실 전장사업을 정리해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지금은 모비스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모비스의 양대 축인 부품판매 사업과 모듈 사업은 사실상 독점으로 이른바 경쟁이 필요 없는 '블루오션형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아직 시장에서는 이 같은 장점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상훈 현대증권 연구원도 "경기 부품제조 부문의 높은 성장성,30%에 근접하는 높은 ROE(자기자본이익률)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저평가돼 있다"며 적정 주가를 8만2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올해 국내 6개,해외 5개 차종에 모듈 및 부품을 공급할 것인 만큼 부품제조 부문의 수익 기여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며 현 주가는 시장 평균에 비해 19% 할인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 주가 상승으로 보유 지분 가치가 높아진 것도 긍정적이다. 현대모비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의 지분 가치는 이 회사 시가총액의 35% 수준인 2조2000억원으로 취득가 대비 1조500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