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자산운용이 최근 보유중이던 SK㈜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LG와 LG전자에 대해서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소버린자산운용이 SK에 이어 LG와 LG전자의 지분도 처분하고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2일 관계회사 이사회 결의에 따라 ㈜LG와 LG전자에 대한 투자목적을 `경영 참여'에서 `단순 투자'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소버린의 마크 스톨슨(Mark Stoleson) 그룹 투자담당 대표는 "LG 경영진과의 만남을 통해 소버린은 한국에서 `경영 참여'의 범주에 속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이에 따라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로 변경 공시한다"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오늘 오후 소버린으로부터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로 변경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향후 소버린의 지분 매각 여부 등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버린은 지난 2월 지분 매입이후 경영과 관련해 특별한 요구나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 투자자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소버린은 현재 ㈜LG와 LG전자의 지분을 각각 7.0%, 7.2% 보유하고 있다. 소버린은 지난 2월 ㈜LG와 LG전자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의견을 내겠다"고 밝혀 경영에 간여할 의사를 분명히 했었다. 소버린이 이처럼 투자목적과 입장을 선회함에 따라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소버린이 SK 지분 매각에 이어 LG와 LG전자의 지분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SK의 경우에도 소버린이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로 변경한 이후 지분을 매각했던 전례로 보면 이번 투자목적 변경도 처분을 위한 `수순밟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소버린이 그동안 LG전자의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본 상태여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매각을 미루고 좀더 보유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평균 매입단가와 최근 주가를 비교해 보면 소버린은 ㈜LG에 대한 투자로 약 886억원의 평가익을 냈으나 LG전자의 경우에는 323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소버린은 그동안 SK와 달리 LG에 대해서는 별다른 경영상의 간여도 없었고 투자로 인한 재미도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소버린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소버린은 지난 1일 한국 주식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끌어온 소버린자산운용의 제임스 피터 대표가 그룹의 모든 이사직에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서울 = 연합뉴스) 김지훈 김호준 기자 hoonkim@yna.co.kr hojun@yna.co.kr